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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해수면, 최근 14년 동안 15㎝ 이상 높아져"

등록 2024.05.05 05:30:00수정 2024.05.05 07: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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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해수면 상승…되돌릴 수 없어"

"홍수와 폭풍 등 자연재해 크게 늘 것"

[메인=AP/뉴시스] 미국 남부 해수면이 2010년보다 최소 15.23㎝(6인치)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오른 평균 해수면 높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2023.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메인=AP/뉴시스] 미국 남부 해수면이 2010년보다 최소 15.23㎝(6인치)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오른 평균 해수면 높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2023.05.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미국 남부 해수면이 최근 14년 동안 최소 15㎝ 이상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50년 동안 오른 평균 해수면 높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가파른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면 향후 수십 년간 미국 해안 지역사회가 홍수와 폭풍 등 수많은 자연재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 텍사스에서 노스캐롤라이나에 이르는 12개 이상의 검조소(해수면 높이 변화를 기록하는 관측소)에서 해수면이 2010년보다 최소 15.23㎝(6인치)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 50년 동안 오른 평균 해수면 높이도 이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루이지애나 습지 물에 잠겨 정화기능 상실

구체적으로 2010년 이후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는 15.23㎝ 상승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평균 해수면은 17.78㎝(7인치) 높아졌다. 또 텍사스주 갤버스턴의 해수면은 20.32㎝(8인치)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안준 애리조나 대학 기후 과학자는 "이는 매우 비정상적이고 전례 없는 일"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올라간 해수면 높이는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례없는 해수면 상승 속도로 과학자 등은 향후 수십 년간 미국 해안 지역사회가 홍수와 폭풍 등 수많은 자연재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폭풍에 대한 자연 장벽 역할을 하던 루이지애나 습지가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면서 오염수를 정화하지 못해 수로가 오염될 위험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아울러 해수면이 높아져 도로를 잠식하는 경우 이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의료 지원과 같은 필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도 전했다.

텍사스 갤버스턴 9년간 홍수 최소 141회 발생

실제 14년간 수위가 17.78㎝가량 상승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은 습지가 물에 잠겨 허리케인 장벽 역할이 약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겨울 폭풍으로 주차장이 침수돼 수백 대의 차량이 손상되기도 했고, 휩쓸려 간 차에 치여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토지가 빠르게 가라앉으면서 만조로 인한 홍수 횟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이는 앞으로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는 2015년 이후 만조로 인한 홍수가 최소 141번 발생했는데, 윌리엄 스위트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해양학자는 "이는 1990년에 비해 5배나 더 많은 횟수"라며 "다만 2020년보다 2050년에는 이보다 15배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는 홍수 위험에 직면한 주민의 수가 향후 수십 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배수 시스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선 향후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홍수 더욱 심해져"…제방·홍수 방벽 건설도 난망

히노테씨가 방문한 이 지역은 배수구 꼭대기 근처에 물이 고여 있었는데, WP는 "이는 더 높은 바다가 파이프 위로 올라갈 만큼 해수면이 높아질 것"이라며 "점점 더 많은 해안 지역 사회가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밝혔다.

수자원 연구소의 지역사회 회복력 센터 소장인 르네 콜리니씨는 "폭풍으로 인한 홍수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데, 우리의 인프라 시스템은 오래전에 구축됐다"며 피해 예방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가파른 해수면 상승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 정부는 수십억 달러의 제방·홍수 방벽 건설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주택 소유자들이 "울타리 위에 집을 짓는 것"이라는 등 부정적인 의사를 표하며 건설 계획 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히노테씨는 "도로를 통과하는 도로를 높이는 것도 고려했지만, 그렇게 하면 인근 주택으로 더 많은 물이 흘러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분석을 요청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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