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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병무청, 업무평가 최하위 등급인데도 우수기관 포상금…자체평가 '셀프 고점'

등록 2024.10.05 07:00:00수정 2024.10.05 08: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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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업무평가 'C등급'인데…셀프평가서 '고점'

자체평가 우수기관 선정돼 포상금 330만원 수령

국무조정실 "자체평가 관여 어려워"…김병기 "불공정"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후보자 조동호) 인사청문회에서 김병기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19.03.27.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후보자 조동호) 인사청문회에서 김병기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병무청이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에서 최하위 등급(C)을 받았으나 우수기관 포상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기관이 업무 성과를 자체 평가하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셀프 포상금'을 받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무조정실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2023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에 따라 총 25개 행정기관에 포상금 5억9990만원을 지급했다. 각 기관은 최소 330만원에서 최대 5330만원의 포상금을 수령했다.

국무조정실은 정부업무평가 기본법에 따라 매년 45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업무 추진내용과 성과, 기관 역량, 국민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A(우수)·B(보통)·C(미흡) 3개 등급으로 나눠 평가한다.

지난해 평가에선 기획재정부 등 12곳이 A등급, 교육부 등 25곳이 B등급, 병무청 등 8곳이 C등급을 받았다.

국무조정실은 이중 우수기관 25곳을 선정해 포상금을 차등 지급했는데, 병무청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는 포상 기준에 '셀프평가'가 반영된 탓이다. 국무조정실은 종합평가(특정평가)와 자체평가 두개 부문으로 나눠 우수기관을 정한다. 업무평가 고점 순으로 우수기관을 정하는 종합평가와 달리, 자체평가는 행정기관이 자체적으로 업무 성과·역량 등을 평가하도록 한 부문이다. 셀프평가서 고점을 매기면 종합평가 결과와 무관하게 자체평가 부문 포상금을 받아갈 수 있다.

병무청은 이 같은 자체평가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포상금 330만원을 받았다. 나머지 포상기관(24곳)은 모두 A·B등급이다. 포상금을 받은 C등급은 병무청이 유일했다.
국무조정실이 45개 정부행정기관을 상대로 실시한 '정부업무평가' 결과. [자료=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무조정실] *재판매 및 DB 금지

국무조정실이 45개 정부행정기관을 상대로 실시한 '정부업무평가' 결과. [자료=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무조정실]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의원은 "이는 명백한 셀프 포상"이라며 "정부의 평가·보상 체계가 얼마나 허술하게 운영되는지 여실히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정부 시스템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실의 지적에 국무조정실은 "각 행정기관이 자체 평가하는 것에 대해 관여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C등급 기관에 대한 후속 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2023년도 C등급 기관은 병무청 외 통일부, 여성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행복청, 새만금청, 원전안전위원회 등이다. 국무조정실은 해당 기관에 개선을 권고하고 명단을 '대국민 공개(홈페이지 게시)'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으나, '솜방망이 처분'이라고 김 의원실은 지적했다. 매년 정부업무평가 때마다 C등급 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나왔음에도 국무조정실이 여전히 손 놓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수기관 선정 기준과 포상금 지급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평가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강력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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