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북 조폭 대해부] ②익산과 군산 등 조폭 상황
1편 보도는 전주지역 조폭을 점검했다. 2편은 전북지역 중 전주 외 지역 조폭에 대해 살펴봤다. 특히 익산과 군산의 조폭을 중심으로 점검했다.<편집자주>
제1편 : '조폭 전국최다 지역 오명' 전주의 실태(2011년 11월 1일 보도) 제2편 : 군산과 익산 등 조폭 상황 제3편 : 대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북 출신 조폭 제4편 : 생활까지 파고 드는 조폭의 실상 제5편 : 어느 조폭 보스의 회고
"전북도는 조폭 친화적 도시입니까"
지난달 전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전북지역의 1인당 조폭 수가 전국에서 가장 높고 조폭 범죄에 대한 검거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조폭이 가장 많다는 오명을 전북이 쓰고 있는 것이다.
도내에는 16개의 조직이 있으며, 이 가운데 전주 6개, 익산 6개, 군산 2개, 남원 2개 등이다.
제1편 전주지역 조직 실태에 이어 군산과 익산 등 조폭상황을 알아보고자 한다.
◇ 호남지역 3대 조폭 도시로 불리었던 익산
2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현재 익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폭력조직은 전주지역과 마찬가지로 총 6개 계파 150여 명이다.
계파별로는 배차장파(조직원 20여 명), 구시장파(조직원 20여 명), 대전사거리파(20여 명), 삼남백화점파(조직원 20여 명), 중앙동파(조직원 30여 명), 역전파(조직원 30여 명) 등이다.
특히 왕성하게 활동했던 80년대 이들 조직은 전국적으로 위세를 떨쳐 목포, 광주와 함께 호남지역 3대 조폭 도시로 불렸다.
또 31만여 명에 불과한 도시에 6개의 조직이 있어 세력다툼이 자주 벌어졌고, 유혈 난투극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그러나 '야인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조직들의 세는 많이 약화됐고, 각 조직 간부급들도 타 지역으로 진출하는 등 활동도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범죄행각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업주착취, 이권개입 등 활동 영역이 광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에는 미성년자를 익산시내 노래방과 단란주점 등에 알선해 준 혐의(청소년보호법위반 등)로 배차장파와 중앙동파, 구 시장파 행동대원들이 검찰에 구속됐다.
앞서 해외원정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재력가의 얼굴에 복면을 씌워 폐찜질방으로 납치, 5억원을 빼앗은 삼남백화점파와 대전사거리파 조직원이 붙잡히기도 했다.
2006년에는 프로그램 개발부터 전국가맹점 모집까지 수천억원대의 온라인도박사업을 벌이거나 사행성 오락실을 운영한 혐의로 삼남백화점파 간부가 입건되기도 했다.
익산경찰서 한 관계자는 "90년 후반 들어 조직들의 활동은 잠잠해졌다"면서도 "기존 간부급들은 조용한반면 추종세력들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돼, 이번 일제점검 기간에 중점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 양대 산맥인 군산 '백악관'과 '그랜드'
군산지역에는 '백악관파'와 '그랜드파' 2개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80년도 후반에 결성됐으며 각각 백악관나이트와 빅토리호텔을 기점으로 세를 넓혀갔다.
6개의 조직이 있는 전주와 익산지역과 달리 2개의 조직이 있지만 조직원 수는 최고를 자랑한다.
백악관파는 50여 명의 조직원이 있으며, 그랜드파는 40여 명의 조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당시 군산경찰서 형사계에 근무했던 한 경찰에 따르면 양 조직간 유혈 난투극은 빈번하게 벌어졌고, 각종 흉기가 난무하는 등 싸움도 극렬했다.
이 경찰은 "당시 두 조직이 군산지역을 장악하다시피해 신생 조직들은 덤빌 수도 없었고 세력확장도 하지 못했다"면서 "자연스럽게 나머지 조직들은 와해됐고 두 조직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들 조직은 자기 구역 업소로부터 정기적으로 월정금을 받는 동시에 군산항에서도 돈을 뜯어 조직 자금은 넉넉했었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철퇴를 맞은 이후 활동이 잠잠해졌다.
◇ 남원 '한가족' 대항마로 나선 '솔벗'
당시 남원지역에서 '싸움 좀 한다'는 학생들은 남원시 쌍교동 한가족광고기획 간판집 인근으로 몰려들었다.
항상 어울려 다니며 생활했던 이들은 또래 친구들을 비롯해 지역 선배들마저 제압하고 위세를 떨쳤다.
이들은 90년대 초 '한가족'이라는 조직을 구성했다.
한가족파가 남원지역을 장악하고 있을 무렵, 독주를 막기위해 남원 광한루를 기점으로한 솔벗파가 결성됐다.
남원경찰서 한 관계자는 "당시 한가족파 조직원들로부터 무시당한 선배나 또래 친구들이 솔벗파를 만들었다"면서 "이후 양 조직은 유혈 난투극까지 벌이지는 않았지만 크고 작은 싸움은 종종 발생했다"고 말했다.
현재 한가족파와 솔벗파는 각각 조직원이 20여 명, 10여 명이 있지만 활동은 전무한 상태다.
간부급들도 애경사 정도만 참석할 뿐, 활동은 하지 않는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한 경찰은 "남원지역은 이권개입을 할만한 사업도 없고 유흥가도 거의 없어 조직 활동은 사라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30대들이 조직 막내들이고 다른 지역과 달리 추종세력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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