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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 업종별 성적은?

등록 2017.01.14 07:00:00수정 2017.01.14 0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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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AP/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작년 11월8일 대선승리 이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1.12

【뉴욕 = AP/뉴시스】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작년 11월8일 대선승리 이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01.1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이어져온 미국 증시의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당선인의 간판 공약 중 하나인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관련된 업종마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랠리’는 정말로 기력을 다한 것일까. 아니면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11일 두서없는 기자회견(rambling news conference)을 한 이후 시장에서는 ‘덤프 트럼프(Dump Trump, 트럼프 버리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됐다”라고 보도했다.
 
  WSJ는 “트럼프 트레이드의 유턴은 시장이 트럼프의 부정적인 측면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는 트윗으로 개별 기업들을 공격하고 있다. 중국과의 공격적인 외교는 무역 보복의 위험을 안고 있다”라고 전했다.

 WSJ는 이와 함께 지난해 미 대선 이후 뉴욕증시의 업종별 흐름의 특징을 정리해 보도했다.

 ◇ 인프라 분야 주식 하락세 반전

  인프라 투자는 트럼프의 간판 공약 중 하나다. 당연히 대선 직후 한 달 새 뉴욕증시의 철강과 콘크리트 주식은 각각 72%, 30%씩 수직상승했다. 건축자재 관련주는 평균 13%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내놓지 않으면서 건축자재 관련주들은 12월 중순 정점을 기준으로 4% 하락했다.

 ◇ 트럼프의 트윗 한줄에 방산업체 주식 널뛰기

 트럼프 당선 직후 보잉과 레이시온, 제너럴 다이내믹스, 록히드 마틴 등 방산주들은 급등했다. 그가 미국의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장병 수를 540만 명까지 늘리고 전투기, 군함,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현대화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이후 9%까지 급등했던 방산주들은 그러나 12월 중순부터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의 트위터 한 줄이 방산업체들의 주가를 널뛰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23일 트위터를 통해 록히드마틴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생산단가가 너무 비싸다면서 이를 보잉사의 F-18 슈퍼 호넷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2% 폭락했다. 트럼프의 트위터 한 줄에 록히드 마틴의 시장 가치가 12억 달러(약 1조4400억원)나 증발해 버린 것이다.

 트럼프는 11일 기자회견에서도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의 비싼 비용 문제를 또다시 지적했다. 트럼프는 "F-35와 관련된 비용을 줄이고 품질을 더 좋게 만들 것이다. F-35 프로젝트의 일정이 기존보다 뒤처지고 예산보다 수십억 달러가 넘었다. 좋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록히드마틴 주가는 한때 1%가 넘게 하락했다. 반면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방산주는 10% 넘게 폭등했다.

 ◇ 트럼프-IT업계 회동 후 기술주 기력 회복

  트럼프의 당선 이후 기술주들은 부진을 보였다. 기술주 분야의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민주당 지지성향인데다가 정보기술(IT) 산업은 빠른 경기부양을 하는 데 적절치 않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대선 이후 한 달 동안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 등 기술주를 대표하는 이른바 ‘FANG 주식’들은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하는 호황국면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IT업계의 리더들이 트럼프를 만난 이후 FANG 주식은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14일(현지시간) 자신을 비판했던 IT 업계 거물들을 만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 등 IT 거물 13명을 만났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이 세상에 여러분들 같은 놀라운 이들은 없다. 엄청난 혁신이 계속되길 원한다. 우리는 여러분 곁에 있을 것이다. 내 직원에게 전화를 하거나 내게 직접 연락하라”고 적극적인 지원과 소통을 약속했다.

 ◇ 트럼프의 약값 인상 시사에 제약주 급락세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건강보험개혁법(The Affordable Care Act, 오바마케어)으로 인해 수혜를 입었던 제약 및 의약주들은 트럼프 당선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센텐과 HCA홀딩스, 유니버설 헬스 서비스 등은 트럼프 당선 이후 12월 9일까지 한 달 만에 9~14% 폭락했다.

 트럼프는 당선인 첫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제약산업을 위한 새로운 입찰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약업계는 많은 부정과 비리에도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제약산업이 살인하고도 처벌을 모면하고 있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미국에서 약값 인하 압력이 세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약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트럼프의 기자회견 다음 날인 12일 노바티스는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전날보다 2.2% 하락했다.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바이엘 주가는 1.04%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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