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국무 '사드 강행' 의지…訪中 주목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외교부 브리핑 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내외신 공동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3.17. [email protected]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틸러슨 장관은 17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사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한국을 대상으로 한 대한 중국 측의 사드 보복 조치에 유감을 표명했다. 동북아 대국(大國)인 중국이 북핵 위협에 따른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불필요한 행동들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사드에 대한 중국의 반대를 "알고 있다"면서도 "사드가 배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틸러슨의 이러한 발언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될 중국 방문에서 사드에 관해서 만큼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방문에 앞서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정책과 남중국해 분쟁, 사드 갈등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힘으로써 중국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효과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난 틸러슨 장관은 사드 배치 문제는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강경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7.03.17. [email protected]
다만 시진핑 주석이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천명했다는 점을 고려, 틸러슨 장관이 방중 기간에 사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하며 외부로의 갈등 표출을 최소화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외교가의 전망이다. 또한 틸러슨 장관이 한국에서 중국에 사드 보복에 유감을 표명하며 자제를 촉구했으나, 실제 미·중 회담과 시진핑 주석 예방에서 직접 언급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이날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둔 발언도 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계속 사드 배치를 지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야권 후보들이 사드 배치에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동시에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한국 정부와의 사드 논의도 이미 마무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치 속도 조절 요구 등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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