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유엔, 예루살렘 결의안 채택…美, 찬성 안 한 나라 공개
【뉴욕=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예루살렘의 지위 변경을반대하는 결의안 표결이 끝난 뒤 투표 결과가 공개되고 있다. 이날 결의안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2017.12.2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21일(현지시간) 유엔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을 반대하는 결의안이 압도적 찬성 속에 채택됐다. 반대 국가는 9개국에 불과했다.
유엔 193개 회원국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예루살렘의 지위에 대한 어떠한 변화도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28표, 반대 9표, 기권 35표, 불참 21표로 가결했다고 알자지라, AP통신, 유엔뉴스센터 등이 보도했다.
반대표를 행사한 9개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해 과테말라, 온두라스, 미크로네시아, 나우루 공화국, 마셜 제도, 팔라우, 토고 등이다. 호주, 캐나다, 멕시코, 체코 등은 기권했고 우크라이나, 조지아, 케냐 등은 불참했다.
한국과 북한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는 물론 미국의 주요 원조국인 아프가니스탄, 이집트, 요르단,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남아프라카공화국 등도 결의안에 찬성했다.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성격, 지위, 인구 구성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어떤 결정이나 행동도 법적으로 무효하다"며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안에 따라 그러한 시도를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종교·영유권 분쟁지인 예루살렘을 1947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1980년에는 안보리 차원에서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전역 점령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총회 표결은 안보리 결의안 만큼 구속력이 강하진 않지만 유엔 회원국 대다수가 특정 현안에 대해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징성이 크다. 이번 표결은 예루살렘 문제를 놓고 국제사회가 미국에 동조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총회 표결 결과에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덕을 본 나라들이 미국의 결정을 거스르려고 한다며 누가 결의안에 찬성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헤일리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반대, 기권, 불참 국가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는 "65개국이 미국 규탄을 거부하고 128개국이 우리에 반대 투표했다"며 "유엔의 무책임한 방식을 취하지 않은 나라들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표결을 앞두고 각국 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대통령이 이번 표결을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며 "내게 어떤 나라들이 우리에 맞서 반대 투표하는지 보고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온라인 영상을 통해 "이스라엘은 터무니없는 이번 결의안을 완전히 거부한다"며 "예루살렘은 항상 우리 수도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편으로 많은 나라들이 이 같은 부조리극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데 감사하다" 며 "예루살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변치않는 입장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마무디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유엔 총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18일 안보리에서 상임이사국 미국의 나홀로 반대로 관련 결의안이 부결되자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아바스 수반의 대변인은 "이번 표결은 팔레스타인의 승리"라며 "유엔과 국제 무대에서 (이스라엘의) 점거를 끝내고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변인은 미국이 엄포를 놓고도 본인들과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겨우 7개국을 설득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 결과는 팔레스타인 뿐만 아니라 유엔과 국제법의 승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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