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급 고려시대 '대방광불화엄경' 2점 발견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고려 말기 명문거족이자 송설체의 대가인 행촌(杏村) 이암(李嵒 1297~1364)이 쓴 '대방광불화엄경' 2점이 발견됐다.사진은 대방광불화엄경 십회향품. 2018.03.21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고려 후기 문신이자 송설체의 대가인 행촌(杏村) 이암(李嵒 1297~1364) 선생이 쓴 '대방광불화엄경' 2점이 발견됐다. 이암은 1297년(충렬왕 23) ~ 1364년(공민왕 13)에 도관정랑, 찬성사, 좌정승, 수문하시중 등 관직을 가진 문신이다.
1일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오는 30일 '고성이씨 문중 특별전'을 앞두고 해당 문중에서 내놓은 자료를 정리하던 중 이암이 직접 쓴 '대방광불화엄경'과 '행촌친필' 등 문화재급 필사본 서첩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대방광불화엄경'은 화엄경의 제26권 가운데 일부인 '십회향품(十回向品)' 제25이다. '행촌친필'은 화엄경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의 한 부분이다.
크기는 각각 41.3×14.8㎝, 24.8×13.0㎝이다.
'대방광불화엄경' 제26권의 일부를 쓴 사경은 현재 앞뒤 표지와 본문 4면이 남아 있다. 함차(函次)는 없다.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80권본 중 제26권, 십회향품(十回向品) 제25의 내용으로 파악됐다.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고려 말기 명문거족이자 송설체의 대가인 행촌(杏村) 이암(李嵒 1297~1364)이 쓴 '대방광불화엄경' 2점이 발견됐다. 사진은 대방광불화엄경 표지. 2018.03.21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그 내용은 '행촌 선조의 필적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데 다행스럽게 취득하더라도 진위의 구별이 어렵다. 이 두 점은 호남에 사는 종친 집안에서 얻은 것으로 '화엄경'은 질재공(質齋公)의 서체로 본디 분명하게 고증된 바가 있다. 선조와의 거리는 매우 멀다. 표제인 '행촌친필' 네 글자는 수백년 전의 글씨로 믿을 만한 필적이다'라고 쓰여 있다.
이암은 고려시대 학자이자 정치가로 감찰대부를 지낸 이존비의 손자이다. 고려시대 고성이씨 가문은 왕실과 혼인할 수 있는 누대에 걸쳐 공신과 재상을 지낸 문벌가다.
이암은 농학에 갚은 관심을 가져 원나라에서 '농상집요(農桑輯要)'라는 농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직은 좌정승을 거쳐 문하시중까지 올랐다. 홍건적이 침입해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난할 때 아들과 함께 왕을 호종했다.
특히 고려 말기 최고의 명필로 알려져 있다. 왕희지의 글씨를 바탕으로 결구가 유려한 서체를 구사했다. 그의 대표적인 글씨로는 '문수원장경비(文殊院藏經碑)'의 탁본이 전한다.
【안동=뉴시스】김진호 기자 = 고려 말기 명문거족이자 송설체의 대가인 행촌(杏村) 이암(李嵒 1297~1364)이 쓴 '대방광불화엄경' 2점이 발견됐다. 사진은 '행촌친필' 표지. 2018.03.21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email protected]
그의 글씨는 조선 초기 신진 유학자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안평대군 이용에 와서 꽃을 피웠다. 이번에 발견된 서첩은 정성들여 사경(寫經)한 작품으로 그의 친필 글씨를 감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암의 친필 서첩 2점을 오는 30일 개막하는 고성이씨 문중 특별전 '은둔과 개혁, 군자의 삶'에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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