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한반도 비핵화 단 번에 못해...대북 제재 완화 필요"
푸틴, 김정은 러시아 초대..올해 북러 정상회담 개최키로
라브로프, 단계적 비핵화 강조 "인위적 가속화 안 돼"
【평양=타스통신·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31일 평양에서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2018.05.31
북한 평양을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김 위원장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올해 북러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그를 러시아로 초대하고 싶다는 푸틴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며 "러시아로 오라.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우리는 매우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자는 남북 합의를 지지한다며, 비핵화를 위해 모든 당사국들이 노력하되 지나치게 절차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달 12일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라브로프 장관을 평양에 보낸 것은 북핵 문제에 관한 러시아의 관심을 표명하고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북한과 1948년 수교하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다만 냉전 이후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이 줄어들고 내부 경제 여건까지 악화하면서 북한에 대해 중국 만큼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대북 제재를 단계적으로 철회해야 한다며, 제재 완화가 있어야만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을 거란 입장을 시사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한반도 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며 "제재 철회 없이는 종합적인 해법은 있을 수 없다고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미 사이의 접촉 증가를 환영한다면서도 "러시아는 남북과 북미 간의 관계를 구축하고 정상화하되 모든 것을 한 번에 요구하려는 유혹을 피하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북한 측과 공통된 이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세스에 인위적으로 속도를 내기 위해 갑작스러운 조치를 취해선 안 된다"며 "이(비핵화)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을 비롯해 계획의 모든 요소에 대한 더욱 구체적인 지지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는 차기 미국 대통령이 추후 북한과의 협정을 철회할 가능성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최근 수년 간의 역사를 아주 잘 알고 있으며 모든 요소를 고려해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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