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민간에도 원유 수출 허용…美제재 맞서 생존법 모색
이란 부통령 "국영업체 외에 민간의 원유 수출 허용"
OPEC에 일방적 원유 생산량 증산 안 된다 경고
【테헤란=AP/뉴시스】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왼쪽)가 3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한 군대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은 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이 제공. 2018.7.2.
1일(현지시간) 중동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은 미국의 조치에 대항하기 위해 민간 기업들도 원유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의 원유 수출은 그동안 국영석유회사(NIOC)가 맡아 왔다.
자한가리 부통령은 이날 한 경제 행사에서 "이란산 원유를 둘러싼 미국의 시도를 좌절시키기 위해 우리도 분명 무언가를 할 것"이라며 "정부는 계획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원유를 팔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산 원유를 금융시장에 내 놓을 것이고 민간 부문이 투명한 방식으로 이를 수출할 수 있다"며 "이미 시장에 일일 6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제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한가리 부통령은 사우디 아라비아가 국제 시장에서 이란산 원유를 대체하기 위해 자국 원유 수출량을 늘릴 수도 있다는 보도에 관해서는 "이란의 원유 시장 지분을 뺏어가려는 자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5월 이란 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탈퇴한 뒤 이란 경제의 최대 자금줄인 원유 수입을 차단해 이란을 옥죄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 중국, 인도 등에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하며,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해 국제 유가 급등을 유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우디 아라비아와 최대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 증산을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추후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 않은 채 원유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서한을 보내 회원국들이 기존 합의 대로 이달 1일부터 원유 생산량을 일일 100만 배럴까지만 늘려야 하며, 일방적으로 추가적인 증산을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에 다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리비아에서도 미국 제재와 내전 영향으로 석유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캐나다에서도 오일샌드 개발업체 신크루드의 생산 중단 사태로 공급량 감소가 예상된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30일 미국이 역내 다른 국가들과 연합해 이란을 혼란에 빠뜨리려 하고 있지만 절대로 이란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30일 정부 관료들과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미국이 이란 경제에 가하고 있는 위협을 놓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며 "미국의 잠재적 제재에 대비하고 부정적 효과를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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