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꿈틀'…전문가들 "대세 상승 아니다"
불확실성 해소에 거래량 늘고 일부 단지서 국지적 상승
전문가들 "거래량 회복, 불투명…반짝 상승 가능성 높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대세 상승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일부 지역·단지 아파트값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22일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 반등은 일시적인 상승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거래량이 소폭 늘어난 것은 보유세 개편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지난 3개월 정도 위축됐던 매수-매도 심리가 회복되며 거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일부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를 높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한두 개 아파트값만 높게 거래되는 상황이다보니 (상승 전환의 전조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 주택 시장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등 보유세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공포감'이 감돌았다. 서울 동남권, 이른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을 중심으로 거래가 위축되고,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막상 정부에서 내놓은 종부세법 개정안이 '물폭탄 과세'라는 평가를 받자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소폭이지만 증가하고, 아파트 매매가도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상승했다. 동남권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은 지난 4월2일 이후 15주만이다. 특히 송파가 0.04% 상승하며 최근 13주 동안의 하락세를 마감했고, 서초도 0.01% 오르며 지난 3월26일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보유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되면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거래에 나서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용산,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서 나온 개발 호재성 발표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0.08%)보다 확대되며 0.10%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소폭 회복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19일 거래된 아파트 매매건수는 3552건으로, 하루 평균 186.9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전월 일일 평균거래량 160.7건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세를 보이며 최근 3개월간 진행돼온 거래절벽 현상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승 징후에 힘 입어 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하락쪽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도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우선 거래량 회복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함 랩장은 "충분한 거래량이 받쳐주면서 나오는 상승세가 아니다"라며 지속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아직 금리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하반기에 금리 인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확대 등이 있음을 감안하면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덧붙였다.
감정원 최문기 과장도 "호가가 오르더라도 거래량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대세 상승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최근 송파구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원인에 대해 "그동안 송파구 상승세를 이끌었던 잠실 등은 최근 호가가 10%가량 빠진 반면, 강북 지역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며 "이에 따른 '잠실 바닥론'이 제기되면서 일부 단지에서 매수세가 나왔고, 인근 위례신도시에서도 '트램(노면전차) 무산' 등의 이슈로 잠실쪽으로 수요가 넘어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말 잠실 헬리오시티(9150가구)가 준공돼 시장에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당장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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