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영국, 브렉시트 두고 '정치적 선언' 준비 중
구속력은 없어…무역 및 안보 관계 비전 제시 목적
【게이츠헤드=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잉글랜드 게이츠헤드에서 내각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2018.7.30.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간 무역 및 안보 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상황을 피하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영국 내 반발을 일축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셈이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백서를 통해 밝힌 영국의 협상 입장에 힘을 받기 위해 개별 EU 회원국 정상과 접촉해 이같은 논의를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및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 등을 연이어 만났고 오는 3일에는 여름휴가 일정을 줄이고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앞서 EU와 독일, 프랑스 등은 지난해 브렉시트 협상을 본격 시작한 이후 미래 관계에 대한 정치적 선언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했다.
자본과 시민권, 국경 문제 등에 관한 탈퇴 조건을 명문화 한 철수 협약과 달리 공식 조약은 아니지만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를 띠는 단계다.
EU 내 이같은 주장은 최근 메이 총리가 발표한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내각의 거센 반발로 브렉시트 최종 협상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더욱 힘을 받았다.
브렉시트 협상에 참여한 EU의 고위 외교관은 "최우선 과제는 먼저 철수 협상을 완료하는 것"이라며 "아름다운 이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문제는 브렉시트 이후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오는 9월 말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공식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에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미래의 무역 및 안보 관계에 비전을 제시해 주요 경제주체의 불확실성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다.
가디언은 그러나 EU 고위 관리를 인용해 브렉시트 선언은 영국이 기대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00여쪽에 달하는 영국의 브렉시트 백서와 수준을 맞추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선언을 준비하고는 있으나 EU 내 논쟁과 부족한 시간으로 길어야 30쪽 분량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EU 고위 관리는 "선언은 4~5장에 불과할 수 있다"며 "세부 사항을 모두 담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3월 이후 영국이 메이 총리를 내보내고 '하드 브렉시트파’가 득세해 보리스 존슨 전 장관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고 자유무역을 원한다고 말한다고 상상해보라"며 "미래의 영국 정부가 다른 주장을 한다면 우리는 또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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