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해찬, 野 지도부 릴레이 방문…'협치' 광폭행보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실을 예방,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은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는 27일 취임 인사차 야당 지도부를 잇달아 방문해 협력을 요청하는 등 '협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문희상 국회의장을 시작으로 야당을 릴레이 방문했다. 문 의장은 "소득주도성장이란 말의 원천인 포용적 성장을 내가 제일 먼저 쓴 사람인데 경제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오는 현상들이 국민 가슴에 아직 와 닿지 않아 민생 문제에서 국민이 어려운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여당 대표로서 간과하지 말고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문 의장은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여야 방북 추진과 더불어 외교적 차원에서 미·중·러·일을 여야 5당 대표가 방문한다면 국회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이어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해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있어선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면서 "가능한 한 서로 협의할 것은 협의해야 한다. 다만 기본적인 경제정책에 있어 서로의 생각이 상당히 달라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 나름대로 얘기를 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가 "예전에 청와대에 계실 때 저희 당·정·청 회의를 많이 하지 않았나. 그런 마음으로 하시면 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그때는 당·정·청 회의지만 대표를 맡을 때니 여야 간 대화를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와 동행한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경제상황과 한반도 비핵화 등 남북관계 전번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협조, 논의해서 해야 한다는 상황인식을 공유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이 대표는 국회를 찾은 한병도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난을 받았다. 한 수석은 "이 대표가 협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데 대통령도 똑같은 생각"이라며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질적인 협치가 될 수 있도록 대표가 잘 해주실 것"이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예방,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당·정·청 간 혁신을 잘해서 여러 개혁 입법을 잘 할 수 있도록 당에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와 한 수석은 이날 비공개면담에서 다음달 1일 예정된 청와대와 민주당 의원들 오찬에서 사실상 당·정·청 전원회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홍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노총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를 찾아 여야 협치를 당부했다.

  특히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와는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의원들이 동행하는 문제에 대해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9월 남북 정상회담에 국회가 곁가지로 잡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차원의 논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일방적이라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남북경협이나 남북협력사무소 설치 등 부분들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엇박자를 일으키고 있는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은 국익적인 차원에서 신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왼쪽은 장병완 원내대표. [email protected]

   이에 이 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했을 때 문 의장이 이 문제에 대해 여야 간 협의해서 어떻게 가는 게 좋을지 상의하겠다고 했다"며 "청와대 모임에서 나온 얘기인데 그보다 국회의장이 기반이 되는 모양새가 좋지 않은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대중·김영삼·박정희·이승만 묘역을 참배했다. 이승만·박정희 대통령의 묘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가 당선 소감으로 최고수준의 협치를 천명한 만큼 진보·보수를 넘나드는 광폭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정부수립 70주년, 분단 70년을 살았는데 이제 분단시대를 마감하고 평화·공존의 시대로 가는 길목에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두 분(박정희·이승만)에게도 예를 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배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28일 4·19묘역, 30일 5·18민주묘역, 31일 의원 워크숍, 다음달 1일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