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나홀로 회식' 하는 중년 유튜버
'퇴근남유경우' 지난 2022년 8월 활동 시작
13년 넘게 공장 근무, 퇴근 후 일터서 회식
"저는 회식 좋아하지만 없다, 혼자 하려 해"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퇴근남유경우'는 지난 1월13일 '쓸쓸한 공장, 혼자 하는 회식'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퇴근남유경우 채널 캡처) 2024.11.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생활밀착형 유튜버, 유튜브계의 필수 소비재, 유튜브계의 조촐한 회식이 되고 싶은 남자입니다."
18만6000명가량 구독자를 보유한 한 유튜브 채널에서 올해 1월13일 올린 영상의 조회수가 약 316만회를 돌파했다. '쓸쓸한 공장, 혼자 하는 회식'라는 제목의 14분짜리 해당 영상에는 40대 남성이 공장 업무를 마치고 이 같은 발언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당시 그는 "이런 조그마한 회사에서 회식은 찾아볼 수도 없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는 회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저는 회식을 좋아한다"며 "하지만 저희 회사는 회식이 없다 그래서 저 혼자 이렇게 일 마치고 회식을 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공장 일을 마친 그는 사무실에서 두부와 소시지 등을 넣은 라면을 먹는 장면을 카메라 속에 담았다.
지난 2022년 8월31일 첫 영상을 올리며 활동을 시작한 유튜브 채널 '퇴근남유경우'는 현재 부산 소재 규모가 작은 한 제조업 공장에서 근무하는 40세(당시 38세) 남성이 개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기준 13년 넘게 공장에서 일한 그는 퇴근 후 집안일을 마치고 저녁 늦게 라면을 먹는 모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러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육아나 빨래, 청소 등 평범한 가사를 돌보는 장면 외에도, 반주를 곁들이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하는 과정도 담긴다.
국밥이나 꼼장어, 라면, 삼겹살, 중화요리, 치킨 등 다소 친숙한 음식들을 소재로 다루는 이 평범한 직장인의 채널은, 공장과 그 사무실 등 일터에서 작업을 마치고 벌이는 '1인 회식'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채널의 대부분의 영상들은 비교적 생소할 수도 있는 장소, 콘셉트 속에서 밝고 친근한 성향의 남성이 유쾌한 모습으로 허물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짠내' 나는 모습이 더해지면서 영상을 시청하는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이 남성은 과거 영상에서 "제 채널 콘셉트에서 벗어나는 걸 하기는 좀 힘들다"며 "여러분들이 보질 않는다, 제 영상에서 공장 배경이 안 나오고 다른 게 나오면 조회수가 팍팍 떨어진다. 그게 의미하는 게 무엇이겠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종종 건강이나 가족, 대출과 같은 친밀한 소재를 던지면서 인간미 넘치는 의견을 전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도 위로와 재미를 느끼는 구독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일 "인간의 삶이 기본적으로 쳇바퀴 인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족을 먹여 살리고 또는 스스로가 먹고 입고 즐길 수 있으려면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며 가장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한 영상에는 격려와 공감을 전하는 메시지가 잇따라 달렸다.
한 영상에서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처럼,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 모습도 채널 성장 요인 중 하나다.
그는 자신의 첫 영상을 통해 "전국에 계신 유부남 형님, 동생들 응원하고 있겠다. 그들 역시 별로 나와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가슴 설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활동 배경을 전한 바 있다.
회식 콘셉트대로 대다수 영상에 반주 장면이 담기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해당 채널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영상을 보면서 하루하루 버틸 힘을 얻습니다' '제 삶의 위안이 됩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어깨에 짊어진 무게가 느껴진다'와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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