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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도 귀족, 천민 구분 있나"…영주시민들 '뿔났다'

등록 2018.10.25 18: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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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일반인 봉사와 의사·간호사 봉사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니 의료진 간식비를 일반 봉사자보다 더 많이 책정하라"

시민들, SNS서 "순수한 봉사정신 모욕이다" 성토 줄이어

 【영주=뉴시스】김진호 기자 = 영주시의회 A의원의 시정질문 장면이 담긴 SNS 동영상 뒤에 달린 댓글들. 2018.10.25 (사진=SNS 캡쳐) kjh9326@newsis.com

【영주=뉴시스】김진호 기자 = 영주시의회 A의원의 시정질문 장면이 담긴 SNS 동영상 뒤에 달린 댓글들. 2018.10.25 (사진=SNS 캡쳐) [email protected]

【영주=뉴시스】김진호 기자 = 경북 영주시의회 A의원이 시보건소 주관 체험행사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을 차별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시보건소 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진행된 시의회 정례회에서 A의원이 이 같이 발언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SNS를 통해 시민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면서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25일 시민들에 따르면 영주시보건소는 지난달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서천둔치에서 '건강체험마당' 행사를 열었다.

행사장 내에 설치된 부스 30개에는 영주지역의 기독교병원을 비롯해 시립병원, 청하병원, 의사회, 약사회, 한방병원, 동양대 및 경북전문대 간호학과 학생 등 하루 평균 360여 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문제의 A의원 발언은 이 체험행사가 끝난 이튿날인 지난달 7일 영주시의회 제228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행정복지위원회에서 터져나왔다.

SNS에 확산되고 있는 문제의 동영상은 A의원이 김인석 시보건소 건강관리과장을 향해 "자원봉사에 나오는 병원(관계자들)에 뭘 주고 있느냐. 식비를 주느냐"고 묻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김 과장은 "저희들은 90%가 재능기부를 받고, 그분들(병원 관계자들)은 홍보를 하고 있다. 저희는 기계운반비나 봉사하는 분들의 간단한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답변한다.

A의원은 "보건소에서 3곳(기독교병원, 시립병원, 청하병원 등)의 지출을 얼마 정도 예상하고 있나. 중식, 간식비로 얼마나 잡아 놓았나"라고 재차 묻는다.

김 과장은 "봉사자가 하루에 360명 정도 나오는 데 부스 30개 전체 봉사자들에 대해 식대를 400만 원 정도 잡고 있다"라고 대답한다.

A의원은 다시 "3교대 간호사들이 오고 한의사, 일반 내과, 외과 (의사들도) 오는데 식사 한 끼로는 부족한 것 같다. 부스하고는 다르지 않나. 제 생각에는 (기타 다른) 부스하고 똑같이 대접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과장님 생각은 어떻느냐"며 차별성을 주지시킨다.

김 과장은 "제 생각에는 일반병원이나 이런 데는 자원봉사적인 성격으로 보셔야 될 것 같다. 돈을 받고 나왔다면 재능기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부스에도 동양대 간호학과나 경북전문대 간호학과에서 100명씩 무료봉사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영주=뉴시스】김진호 기자 = 영주시보건소가 지난달 4~6일 3일간 서천둔치에서 개최한 '건강체험마당' 행사에 시만 1만 56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고 있다. 2018.10.25 (사진=영주시보건소 제공) photo@newsis.com

【영주=뉴시스】김진호 기자 = 영주시보건소가 지난달 4~6일 3일간 서천둔치에서 개최한 '건강체험마당' 행사에 시만 1만 56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고 있다. 2018.10.25 (사진=영주시보건소 제공) [email protected]

A의원은 그러자 "그런 무료봉사나 병원의 간호사, 의사가 하는 봉사는 차원이 다르지 않느냐"고 참여한 봉사자들의 차별성을 재차 강조한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그분들은 시민들에게 자기 병원의 홍보를 중점적으로 하기 위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가 핀잔을 듣는다.

A의원은 "제가 그 병원에 근무해봐서 아는 데 과장님은 그분들이 홍보를 위해 온다고 하지만 본인들은 실제로 싫어하고 힘들다. 장비를 옮기는 것도 힘들고. 똑같이 하루 400만 원 나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병원 같은 데는 조금 더 대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동영상은 끝난다.

이 같은 장면이 SNS에 소개되자 분노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네티즌은 "공무원들이 차별해서 지원한다면 잘못됐다고 지적을 해야 될 의원 나리께서 (오히려) 차별대우하라고 지시하니 이런 어른을 어찌 시민이 믿고 지켜봐야 할 지 큰 걱정이다"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순수한 봉사정신을 모욕하는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분노했다.

한 시민(56·영주동)은 "자원봉사자에도 귀족과 천민이 있느냐"고 반문한 뒤, "오히려 시민들이 이런 시의원을 차별대우해 반드시 사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는 A의원의 이 같은 발언 배경 및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A의원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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