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증선위원장 "삼성물산 재무제표 변화…감리 필요성 검토"
"2012년부터 지분법 회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잘못"
"오늘 고발로 삼바 매매거래 정지, 거래소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
"내부문건, 아주 중요한 증거로 활용"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안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8.11.14.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안건 심의 결과 브리핑을 진행하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결론내 대표이사 해임을 권고하고 과징금 80억원을 부과했다. 회계처리 위반 혐의로 검찰에도 고발키로 했다.
김 위원장은 "증선위가 2012~2014년을 지분법으로 (회계처리해야한다고) 판단한 것은 합작계약서 내용을 주목해서다"며 "신제품 추가나 판권 매각과 관련해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지배력을 공유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고발 조치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매매거래는 정지되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며 "지금 단계에서 폐지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바이오에피스가 설립 때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관계회사였다고 본 근거는.
"증선위는 2012년부터 2014년을 지분법으로 판단한 것은 합작계약서(joint venture agreement) 내용을 주목해서다. 합작계약서 내용에 신제품 추가나 판권 매각과 관련해 바이오젠이 보유한 동의권 등올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계약상 지배력을 공유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기타 회사와 감사인에 대한 질의응답, 내부문서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회사는 2012년부터 ‘지분법으로 회계 처리해야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회사가 2015년에 지분법으로 바꾼 것이 결과적으로 맞지 않냐고 질문하는데, 그것은 2012~2014년에 지분법을 적용할 사유가 없고, 2015년에 지분법을 적용할 사유가 최초로 발생했을 때 맞는 말이다. 그러나 증선위는 2012년부터 지분법으로 판단했어야한다는 내용을 명확히 확인했다. 2012년부터 지분법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회계다. 2012년부터 했다면 2015년에 공정가치를 평가할 일이 없다고 판단했다."
-안진회계법인 보고서에서 삼성물산에서 평가한 보고서를 근거로 에피스의 공정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뢰성 없는 숫자를 반영한 것 자체가 무리한 회계였다고 보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의 자회사다. 이번 증선위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재무제표가 수정되게 된다. 그러면 이 자회사를 연결로 지배하고 있는 모회사 삼성물산의 재무제표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수 있고 국회에서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필요성도 제기된 바가 있다. 내용들을 면밀히 분석해 삼성물산에 대한 감리 필요성 여부 등을 추후 별도로 검토하겠다."
-이번 조치로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있나.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재감리 안건 심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8.11.14. [email protected]
-금감원이 재감리 후 증거자료로 제출한 내부문건은 증선위 판단에 어떤 역할을 했나.
"재감리 기간에 내부문건이 금감원에 제보됐고, 금감원이 새로운 조치안을 만들 때 매우 중요한 증거로 제시됐다. 광범위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지난 증선위와 이번 증선위 논의 때도 아주 중요한 증거로 활용됐다. 회사에서도 내부문건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이 처음부터 출자약정금액을 다 내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럼에도 연결기준으로 해야한다고 판단했나.
"회사는 콜옵션의 약정금액과 증자 참여여부 등을 통해 공동지배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오에피스는 합작회사다. 합작계약 내용을 보면 에피스의 지적재산매각, 자본감소, 일정금액 이상의 자산취득, 차입 등 중요한 재무정책 결정시 반드시 바이오젠의 동의를 얻도록 돼 있다. 개발제품이나 개발계획, 제품단가, 제조물량 등 중요 영업정책에 대해서는 이미 합작계약에 상당 부분 합의돼 있고, 추가적인 제품추가나 제3자 판권부여 등에 대해서는 바이오젠의 동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돼있는 점을 감안할 때 공동지배상태였다고 판단했다."
-공개된 내부문건에는 삼성바이오가 고의적으로 가치를 부풀린 정황도 있는데 이에 대한 판단은.
"이번 감리를 삼성바이오가 모회사 합병 이후 2015년 재무제표를 확정한 회계처리 과정에서의 적정성에 대해 판단한 것이다. 공정가치 평가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이번 감리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이번감리 결과는 공정가치 평가를 취소하란 것이다. 재무제표에서 덜어내라는 시정조치가 나왔기에, 공정가치 평가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았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사회를 전후한 외부의 가치평가에 대해서도 증선위가 들여다봐야하지 않느냐는 말이 있었는데, 이번 감리는 2015년말 재무제표를 확정하기 위한 회계처리가 적정한지 여부를 중점감리했다."
-최근 행정법원에서 대우조선해양 관련 증선위가 감사인에게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안진의 편을 들어줬다. 이번 심의에서 감사인에 대해 영업조치를 하지 않은 것에 영향을 줬나.
"전혀 판단에 감안하지 않았다. 이전 안진회계법인의 행정소송 결과는 전혀 감안하지 않았고, 2012년부터 연도별로 회사와 감사인의 역할, 당연히 수행할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회사에 대해 2012~2013년은 과실, 2014년은 중과실, 2015년은 고의라고 판단했고, 2015년은 감사인의 조력여부 등을 판단해 중과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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