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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국 구하기' 총력전…당내 이견 진화는 아직

등록 2018.12.03 15: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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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조국 사퇴"에 與 '구원투수' 잇딴 등판

이해찬 대표, 사퇴 반대 입장에 기류 변화

당내 일각선 익명 요구 "사퇴 필요" 언급도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민정수석이 2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8.07.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최근 잇따른 청와대 비위에 야권의 조국 민정수석 사퇴 주장이 쏟아지자 더불어민주당은 3일 본격적인 '조국 구하기'에 나섰다. 다만 당내 이견은 미처 진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조국 민정수석을 청와대 대통령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과 특별감찰반의 수사개입, 골프향응 등의 책임자로 지목하면서 연일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때까지 민주당은 공식 사과는 내놓았어도 사퇴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3일 당내 조응천 의원의 '조 수석 사퇴' 목소리가 나오자 주요 인사들의 '조국 구하기' 발언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앞서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정수석에게 현명한 처신이 요구되는 때"라며 "먼저 사의를 표함으로서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 덜어드리는 게 비서된 자로서 올바른 처신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안민석·표창원·박광온 의원 등이 잇따라 '조국 사퇴 반대' 주장 대열에 동참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안민석 의원은 "조국은 촛불 정권의 상징"이라며 "조국이 물러난다면 적폐 청산의 동력이 급격히 상실될 것"이라고 했고 박광온 의원은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을 맡으면서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인내하며, 묵묵하게, 뚝심 있게, 국민의 명령만을 기억하고 잘 따르기 바란다"고 했다.

표창원 의원은 "조국 민정수석을 흔들지 말라"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내내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검찰·경찰·국정원 등을 장악해 전 공직과 수사 및 사법 통제, 국정농단을 하며 비리를 감췄던 과거를 잊은 것이냐"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 역시 "조 수석이 물러나면 사법부 개혁,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신설 등 개혁이 원점 회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탰다.

이러한 기류는 이해찬 대표의 발언에서 정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조 수석 사퇴 주장 관련 질문에 "야당에서 조 수석에 대한 문책, 경질을 요구하는데 이건 야당의 정치적 행위라고 본다"며 "제가 파악한 바로는 조 수석은 민정수석이지만 (비위) 사안에 연계가 있지 않다"고 밝혔다. 조 수석 사퇴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조 의원의 발언에 관해서도 "본인에게 확인한 바로는 조속하게 처리해달라는 뜻으로 한 발언이라고 들었다"고 방어했다.

이후에도 손혜원·민병두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함께할 동반자" "개혁의 꽃을 피우기 바란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며 조국 수석 구하기 행보에 동참했고 원외 인사인 정청래 전 의원도 합류했다.

여권의 주장을 모아보면 조 수석은 개혁의 상징이자 문재인 정부의 복심이다. 조 수석이 물러나면 현 정권에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고 내다보기 때문에 그의 사퇴 반대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러한 여당의 움직임에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조국 구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반면 민주당의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응천 의원처럼 조국 수석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의원은 "지금의 청와대는 독선적이다. 과거 우리가 야당일 때 당시 청와대를 향해 어떻게 했는지를 국민들은 알고 있다"며 "그것을 알고 있다면 (조 수석은) 물러나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자신의 실명을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이해찬 대표가 직접 '조국 구하기'에 나선 마당에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 눈치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 의원의 발언을 놓고 보면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아직 당 내에서는 조 수석 사퇴의 필요성을 느끼는 기류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청와대에서 5년 내내 활동하는 보좌진도 없다. 이 시점에 2기 보좌진을 구성할 겸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당 지도부에서부터 저렇게 나오는데 편하게 속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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