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경제가 희망이다]5G 신세계…실감나는 AR·VR이 몰려온다
트래픽 많은 AR·VR, 5G로 대용량 영상데이터 실시간 전송
VR시장, 작년 67억 달러에서 2020년 700억 달러로 성장 예상
美버라이즌, 中 차이나모바일 등 VR 스포츠 중계·게임 선보여
MWC서 美최대 통신사 버라이즌, AT&T CEO 5G 기조연설
오픈이노베이션, 제조업과 서비스의 결합,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활용, 바이오기술 혁명, 최첨단 IT기술의 오프라인 진출을 통한 유통혁신으로 대표되는 최신의 흐름들은 이들 기업들이 전개하는 시장선점 전략 과정에서 도드라지고 있는 트렌드다. 한마디로 MAGA 기업들은 기존의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 서비스가 중심된 신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며 새로운 가치사슬과 산업 생태계를 일으키고 있다.
주력 산업의 대부분이 중국에 따라잡히고, 신성장동력은 찾지 못해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도 결국 '신경제(New Economy)'에서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뉴시스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를 맞이해 '新경제가 희망이다'라는 기획을 통해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봤다. 새로운 산업과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신기술 11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동향 탐색과 국내 현황 진단을 통해 우리나라의 신경제 발전 가능성을 짚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1. 가상현실을 다룬 헐리우드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은 가상현실 게임이 지배하는 2045년을 그리고 있다. 현실에서는 빈민촌에 살고 있지만 가상세계인 '오아시스'에서 전혀 다른 아바타로 친구를 만나고 게임을 한다. VR기기 하나만 착용하면 모든 일이 꿈처럼 일어난다.
#2. 영화 '킹스맨'의 한 장면. 주인공 에그시가 텅 빈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다. 하지만 에그시가 특수 안경을 끼자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비밀요원들이 나타나 원탁에 둘러앉아 회의를 한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반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5G가 상용화되면 당장 가능해진다.
2019년에는 영화를 현실로 만드는 5세대 이동통신(5G) 신세계가 열린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무한 통로'인 5G와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로 사용자를 공략한다.
5G 전파는 벌써 송출됐다. 지난해 12월1일 한국이 5G 전파를 쏘며 세계 첫 상용화를 선언했고, 미국의 AT&T도 지난해 12월21일부터 12개 도시에서 모바일 라우터를 통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통신사인 버라이즌은 휴스턴, 인디애나폴리스 등 4개 도시에서 고정형 무선접속(FWA) 방식의 홈 5G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였다.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특징인 5G는 자동차, 제조, 헬스케어, 운송, 농업, 보안안전, 에너지, 금융, 미디어 등 모든 산업과 결합해 서비스 혁신의 기반 인프라를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망 구축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로 증강현실(VR)과 가상현실(AR)을 결함한 실감형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VR과 AR의 역사는 20년이 넘지만 대용량 데이터를 전달하지 못하는 네트워크 한계로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라베이스에 따르면 가상현실 사용자는 정지 화면을 기준으로 가로 3만개, 세로 2만400개 등 7억2000만개의 픽셀 정보가 필요하다. 좌우 회전까지 고려하면 25억개의 엄청난 픽셀 정보를 감당해야 한다. 또 초당 60개에서 120개 프레임을 처리해야 '모션 블러' 현상을 막을 수 있으므로 1초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전송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증강현실과 같이 사람의 효과적인 신경 반응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네트워크의 초저지연성이 중요하다. 사용자의 움직임과 AR 화면 변화 사이의 지연이 방향감각 상실이나 어지럼증 같은 현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에서 뇌까지 신호를 전파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10ms다.
하지만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LTE(4G)보다 20배 빠르고,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은 0.001초(1ms)로 줄일 수 있다. 반경 1km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VR과 AR 서비스에 5G 통신이 적용되면 대용량의 영상 데이터를 끊김 없이 실시간 전송하며 5G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엔터테인먼트 영역 뿐만 아니라 광고 마테팅 영역과 교육 등 영역에서도 실감형 서비스 도입이 증가하며 활용 행태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실제 5G를 통한 VR, AR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이 실제로 눈으로 보며 가구를 배치하거나 옷을 입어보는 등 오프라인보다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전세계 VR 시장 규모가 지난해 67억 달러(7조4000억원)에서 2020년 700억 달러(77조5000억원)로 성장을 예상했다.
세계 각국도 AR과 VR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며 5G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섰다. 미국 1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프로농구(NBA)팀 새크라멘트 킹스와 손잡고 VR 기기를 통해 농구 경기를 360도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는 5G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360도 VR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연결해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AT&T는 5G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854억 달러를 들여 타임위너를 인수하기도 했다. AT&T는 5G 네트워크 기반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시티, VR 게임 분야의 기술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애틀랜타, 플라노, 팔로알토에 있는 주조공장 혁신센터를 선정하기도 했다.
중국 차이나 모바일은 지난 6월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5G망을 이용한 VR게임 생중계 서비스를 선보였고, 상하이자동차와 자율 주행차에 탑재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개발키로 했다.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는 5G 통신기술을 활용해 8K 해상도 가상현실 콘텐츠를 실시간 중계하는데 성공했다.
황현주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저지연성과 대용량 전송은 단순히 가상현실 분야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원격으로 장치를 조작해야 하는 분야, 이를테면 원격수술이나 고공 크레인처럼 위험한 장비를 다루는 고위험 직업군의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원격 제어시장에서 차세대 초고속 통신과 VR의 결합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9의 최대 주제도 5G로 압축된다. 스마트홈 서비스와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이 모두 5G 상용화를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1위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5G 기술이 바꿔 놓을 교육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스마트도시 인프라에 대해, 존 도너번 AT&T CEO는 5G 통신 환경에서 가능해질 로봇제조업을 비롯해 VR·AR 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