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차 공판, 대장동 개발 발언 놓고 날 선 공방
【수원=뉴시스】박다예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1시50분께 수원지법 남지원에서 ‘형님 강제입원’ 등 혐의로 기소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9.01.14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박다예 기자 = 1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2차 공판에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허위사실유포 혐의를 놓고 검찰과 피고인 측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지사의 재판에서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의 ‘대장동 개발’ 언급이 담긴 김포시 선거유세 동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영상 속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5503억 원을 한푼도 들이지 않고 성남시 수입으로 확보했다”거나 “5503억 원을 신나게 썼다”, “팍팍 썼다”고 말했다.
검찰은 10여 분 동안의 동영상 상영 뒤 “김포는 성남과 유리돼 있고, 사람들 대부분은 대장동이 어딨는지도 모르고, 이 사항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진 극소수만 인터넷 등으로 내용을 알아볼 것”이라면서 “백지에 가까운 사람들을 상대로 (대장동) 이야기를 했고, 이분들 관점에서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판단의 관건이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평당 매매가와 수익을 언급하며 민간 개발이 아닌 공영개발로 5503억 원을 한푼도 안들이고 성남시의 수익으로 만들었다고 표현한다”면서 “성남시에 구체적인 이익이 들어왔다고 하는 취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또 “‘5503억 원을 벌어서 제가 신나게 썼다’는 말은 돈이 들어와서 지출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1000억 원은 도로를 만들고 터널 만드는 데 썼다는 표현도 마찬가지”라면서 “이 사안을 아무것도 모르는 유권자는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직접 나서서 “발언의 핵심은 시민이 맡긴 권한 행사로 인해 생기는 민간의 불로소득을 시민 또는 공공에 귀속시키는 게 맞는다는 내용이다”라면서 “5503억 원이라는 돈을 벌었다, 확보했다고 말했는데 어느 정도 규모인지 설명하기 위해 세부내역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런 표현을 썼다”고 검찰 측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성남시가 5503억 원을 벌었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현금으로 들어온다는 게 아니라 앞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라는 취지로 표현했다”며 “지출 완료가 아닌 수익 총액에 방점이 있다”고 했다.
그의 변호인은 “전체 취지를 보면 결국은 개발 이익을 시민 몫으로 환수했다, ‘시민 몫’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서 “‘팍팍 썼다’, ‘어디에 썼다’는 등의 과거형 표현에 주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원=뉴시스】박다예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4시53분께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2차 공판을 마친 뒤 지지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1.14 [email protected]
이어 검찰 측 증인 신문이 이어졌다. 대장동 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현 성남시 공무원과 6·13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의 선거공보물 제작을 담당한 업체 대표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성남시 공무원에 대한 검찰 측 신문의 핵심은 터널과 배수지 등 대장동개발지구의 구역 외 기반시설의 성남시 귀속 시점이었다. ‘대장동 개발 이익을 환수했다’는 이 지사의 발언이 거짓임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성남시 공무원 김모씨는 이에 대해 “대장동개발지구 구역 외 기반시설은 사업지구의 전체 준공검사가 끝난 뒤 성남시 소유가 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는 ‘사업 시행자가 구역 외 기반시설을 지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김씨 발언에 대해 “이분이 잘 모르신다”면서 “사업 시행자의 의무가 아니라 성남시와 협의를 거쳐서 인가 조건에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공보물 제작업체 대표 전모씨의 신문은 이 지사가 대장동 언급이 있는 공보물 제작에 관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앞서 피고인 측은 혐의를 부인하며 ‘선거공보물에 대장동 관련 내용이 있는지 이 지사는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전씨는 “이 지사의 공보물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해 5월18일 계약서를 썼지만, 제작 과정에서 이 지사를 대면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본인조차 인쇄 시작 직전 공보물 초안을 확인했고, 문제가 된 대장동 관련 공보물은 선거가 끝난 뒤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후 2시께 시작된 재판은 3시간여 만인 오후 4시53분께 마무리됐다. 이 지사는 법정을 나서면서 지지자 3명과 악수를 하고 아무 말 없이 준비된 차량에 올라탔다.
앞서 그는 오후 1시50분께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나온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응하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이재명 파이팅’, ‘진실은 승리한다’, ‘고생하셨어요’ 등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이 지사의 3차 공판은 17일 오후 2시 성남법원서 열린다. 검찰과 피고인 측 증인 신문과 대장동개발사업과 관련한 피고인 측 설명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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