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영화 '증인'이 던지는 질문
영화 '증인'
'증인'은 좋은 사람의 정의부터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 신념을 잠시 접고 현실을 위해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정우성
김향기
순호는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다. 한때는 '민변계의 파이터'로 불렸지만 지금은 현실과 타협해 대형로펌에서 일한다. 어느날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기회가 걸린 사건의 변호사로 지목된다.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증인으로 세우려고 한다. 하지만 지우에게 순호는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다.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 있어 소통이 쉽지 않다.
순호의 선택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한 바가 분명히 드러난다. 변호사의 역할, 나아가 법조인의 직업윤리도 짚는다. 영화가 끝난 다음에 어느 쪽이 옳은지 생각해보는 것도 이 작품만이 주는 묘미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 배려, 소통 등을 다채롭게 녹여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현실과 타협해나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티없이 맑은 지우의 모습에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 정도다. 순수하고 포근한 느낌이 극 전체를 감싸고 있다.
지난해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시리즈로 '쌍천만 배우'에 오른 김향기(19)도 흡입력있는 연기를 펼쳤다. 눈빛, 표정, 몸짓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며 진가를 입증했다.
순호의 아버지를 담당한 박근형(79)은 50여년의 연기내공이 뭔지 보여준다. 순호가 결혼하길 바라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 묵묵히 응원하는 모습 등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며 "순호와 지우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이야기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두 사람이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소통하는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 우리 주변에는 나와 다른 개성과 매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개성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13일 개봉, 129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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