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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선언,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 담길까

등록 2019.02.28 0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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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에 실질적 비핵화 행동 촉구 메시지 거듭 발신

'폐기' 의지 확인하며 '동결 ·폐쇄'까지만 합의 가능성

검증 위한 사찰 누가, 언제, 어디까지 할지 논의 관측

'폐기' 조치는 비핵화 로드맵 출구 단계서 본격 논의

이번 선언에 FFVD 달성 시점까지 들어갈지는 미지수

'2020년까지' 등 시한 못박을 경우 협상 또 다른 장벽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하노이(베트남)=뉴시스】김지훈 김성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담판을 위해 8개월 만에 재회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공유했던 비전을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영변 핵시설 '폐기'까지 합의할지, 플러스알파(α)까지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비핵화 담판에 앞서 "비핵화와 관련해 상당하고 검증 가능한 진전과 과감하고 현실적인 조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평양 방문 전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밝힌 바 있다. 연설 형식이었으나, 이는 사실상 북한에 '실질적 비핵화 행동'을 촉구하는 메시지였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 주목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약 7㎏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5㎿e 원자로와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우라늄농축시설 등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옛것'이 된 영변 핵시설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 있는 핵시설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곳은 여전히 북한 핵 무력 고도화의 심장부로 불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그리고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이 문제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해체 의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2차 비핵화 담판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약속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통상적인 비핵화 과정에 비춰볼 때 실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비핵화는 통상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고 봉인하는 '동결·폐쇄', 핵심부품을 분리해 감시하는 '불능화', 불능화 이후 관련 시설을 파괴하거나 해체하는 '폐쇄' 순서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신고·검증' 절차도 진행된다.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무엇보다 단계마다 많은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북한 비핵화 작업이 번번이 검증 과정에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점이 이 과정의 어려움을 방증한다. 

때문에 이번에는 영변 핵시설 '폐기'의지를 확인하며 그 초기 조치로써 '동결 ·폐쇄'까지 합의할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동결 상태를 검증하기 위한 사찰을 누가 진행할지, 개시 시점을 언제로 할지, 어디까지 사찰할지 등의 문제까지 논의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매체 복스는 북미 정상이 영변 핵시설 핵물질 생산 중단 등 '폐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노이선언에 '폐쇄·동결'만 담길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미 조야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아닌 CD(완전한 비핵화)가 담기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폐쇄' 이상의 비핵화 조치를 관철하려 할 수도 있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비건 특별대표의 의제 실무협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제는 최고위급에서 '하노이선언' 문안을 최종 결정할 순간이다. '폐쇄' 이상의 비핵화 행동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그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플러스알파(α)가 나올 수도 있다.
 
미국은 북한이 2017년 11월을 마지막으로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본토에 대한 위협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ICBM 생산시설의 동결'이 하노이선언의 플러스알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핵 프로그램의 '폐기' 조치는 비핵화 로드맵 출구 단계에서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미국은 궁극적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 분열물질, 무기, 미사일, 발사대, 기타 대량살상무기의 제거와 파괴를 확실히 해야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하노이선언에 FFVD 달성 시점까지 들어갈지는 미지수다. 오는 2020년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이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미국은 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를 치르게 된다. 때문에 2020년까지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려 할 거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시한을 못박을 경우 비핵화 협상의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어 문안에 넣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가 이번에 영변 핵시설 폐쇄에 합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과 관련해 "(폐쇄 합의는) 싱가포르 합의의 연장선에서 입구가 마련되는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모두 이행 가능한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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