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 연일 "엄청난 경제 잠재력"…비핵화 촉구 포석
하노이선언 '비핵화' 결단 촉구 의도 관측
김정은 첫날 '미소'…또다시 듣자 "시간 중요"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2019.02.28.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전 메트로폴호텔에서 김 위원장은 12시간 만에 다시 만나 '굳건한 관계'를 연신 강조하며 "김 위원장과 북한 앞에는 앞으로 밝은 날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지녔다고 본다"며 "저희가 일부분에서만 조금의 도움을 제공한다면 분명히 북한의 앞날에 굉장히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데 사의를 표하면서도 "김 위원장을 매우 존경한다. 그리고 북한을 존경한다. 경제적으로 북한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거듭 언급했다.
앞서 그는 지난 27일 김 위원장을 8개월 만에 재회한 자리에서도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성공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밝혀왔다.
김 위원장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까지 공개적으로 '경제'를 언급하는 것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행동을 더욱 촉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하노이=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회담장에서 회담하고 있다. 2019.02.28.
반면 북한은 비핵화 단계별 이행 조치에 따른 제재 완화 등의 상응조치를 원하고 있다.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핵 프로그램 개발 활동뿐만 아니라 북한으로 들어가는 모든 자금줄을 차단하는 포괄적 제재다. 현재의 그물망 제재 속에서는 내부 노력 동원을 통해 버티는 것 이상의 경제 발전은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김 위원장앞에서 북한의 경제 잠재력을 평가하고, 또 성공을 확신하는 것은 비핵화 목표까지 속도를 내자고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제안한 비핵화 조치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함을 내비치며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날 "잠재력이 있다"고 말할 때 잠시 웃었다가, 이어 "(미국이) 많이 돕겠다"고 말하자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러다 둘째 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하자 "우리한테 시간이 제일 중요한데"라고 말끝을 흐리면서도 얼굴엔 미소를 띠었다. 이 웃음들은 하노이 선언 문안이 발표된 이후 그 의미가 좀 더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선언에는 비핵화 이행 조치, 외교적 접근 방식의 관계개선,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면전에서 경제 잠재력을 거론한 연장선상에서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이 북한의 번영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선언문에 포괄적으로라도 담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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