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서재원 옹, 손수 만든 장수 지팡이 1000개 보은군에 기탁

젊은 시절 목수 경험 살려 2015년부터 3000여 개 기증

【보은=뉴시스】24일 오후 충북 보은군에 손수 만든 장수 지팡이 1000개를 기증한 산외면 서재원(91) 할아버지가 지난 23일 산외면사무소에 미리 전달한 지팡이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19.04.24.(사진=보은군 제공)[email protected]

【보은=뉴시스】이성기 기자 = 91세 어르신이 자신이 직접 깎아 만든 장수 지팡이 1000개를 충북 보은군에 기탁해 화제다.
 
주인공은 보은군 산외면에 사는 서재원 할아버지다.
 
서 할아버지는 몇 해 동안 꾸준히 만들어 온 장수 지팡이 1000개를 24일 보은군에 기탁했다.,
 
이날 기탁한 장수 지팡이는 서 할아버지가 지난 몇 달간 은행나무, 괴목나무 등 가볍고 튼튼한 나무를 선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성을 다해 만든 것이다.
 
서 할아버지는 지팡이 만드는 기술을 따로 배우지 않았지만, 평소 눈썰미가 좋고 젊은 시절 목수를 하면서 나무 다루는 기술을 익힌 덕에 빼어난 솜씨를 자랑한다.
 
2015년부터 장수 지팡이를 만들기 시작한 서 할아버지가 지금까지 만들어 기증한 지팡이만 3000여 개에 이른다.
 
보은군은 서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기탁받은 지팡이를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서 할아버지는 지팡이 외에도 사라져가는 전통이 안타까워 산외면에 사는 주민에게 짚공예를 수년간 가르치고 있다.
 
2011년에는 짚공예로 만든 쌀 항아리를 관광·공예상품공모전에 출품해 입상하기도 했다.
 
서 할아버지는 “몸이 많이 늙어 이제 귀도 잘 들리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지팡이를 만들고 있다”며 “평소 게이트볼을 치면서 하루 수 ㎞씩 걷는 것이 나의 건강 비결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팡이를 계속 만들어 봉사하고 싶다”고 했다.
 
정상혁 보은군수는 이날 서 할아버지에게 감사패를 수여하며 “이 지팡이를 사용하는 보은군 어르신들은 더욱 건강해져 행복한 장수를 누릴 것”이라며 “고령에도 불구하고 지팡이 한 개 한 개에 정성을 기울여 만든 지팡이를 기탁한데 감사드리며 이른 시일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