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능력보다 학력"…韓 고역량자 고용률 OECD 21개국중 '꼴찌'

등록 2019.04.28 08: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문제해결언어능력 고득점자 63%만 고용

저역량자 고용률은 67%로 OECD 중 2위

대졸이상 고학력자 고용률은 80% 육박

【세종=뉴시스】고역량자 고용률 국제비교. 자료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원자료를 활용했다. 2019.04.28. (그래픽=한국직업능력개발원 '사회정책전략 수립을 위한 의제발굴 연구' 보고서 갈무리)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고역량자 고용률 국제비교. 자료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원자료를 활용했다. 2019.04.28. (그래픽=한국직업능력개발원 '사회정책전략 수립을 위한 의제발굴 연구' 보고서 갈무리)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능력보다 학력을 중시하고 자유로운 역량 발휘보다 위계적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근무환경 등으로 우리나라 고역량자 고용률이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

청년 실업 증가와 다른 나라에 비해 급격한 40~50대 직장인의 역량 저하가 겹치면서 한국은 미취업자보다 취업자의 업무역량이 떨어지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28일 교육부 의뢰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수행한 '사회정책전략 수립을 위한 의제발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개인 역량별 고용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3년 21개 회원국 16~65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조사는 사회 참여, 개인의 목표 달성, 개인의 지식과 잠재력 개발을 위해 문서화된 글을 이해·평가·활용·소통하는 능력 등 핵심정보처리능력에 해당하는 언어능력 점수로 측정하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학습 및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점수별 고용률을 보면 우리나라의 고역량자(4~5수준)는 63.2%로 조사에 참여한 21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평균인 78.6%보다 15.4포인트 낮을 뿐만 아니라 20위인 슬로바키아(69.8%)보다도 6.6%포인트 떨어졌다. 역량이 뛰어난 사람 10명 중 9명(89.7%)이 노동시장에 진입한 노르웨이의 70%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반대로 저역량자(1수준 이하~1수준)의 고용률은 67.0%로 되레 고역량자보다 높았다. 일본(67.4%)에 이어 21개 회원국 중 2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며 미국(64.4%), 캐나다(63.2%), 에스토니아(62.8%), 독일(62.7%), 노르웨이(62.5%), 오스트리아(61.7%) 등 나라보다 높은 고용률을 보였다.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개인의 업무역량은 중요한 고용 조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에서 고용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는 학력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자 고용률이 70%가 채 안 되는 반면 대학교 졸업 이상 학력자의 고용률은 80%에 육박했다. 고역량자보다 고학력자의 고용률이 더 높은 셈이다.

연구진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개인의 역량이 향상돼도 고용 가능성이 증가하지 않는 국가"라며 "이는 실질적인 역량 향상이 아니라 학벌 경쟁을 부추기는 왜곡된 노동시장의 또 다른 단면"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은 미취업 청년과 경력단절 여성 등 고역량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 문턱과 자유로운 역량 발휘 기회가 적은 한국의 일터 환경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 생산가능인구의 PIAAC 점수는 272.6점으로 OECD 회원국 22개국(호주 추가) 평균 272.6점과 같다. 그러나 취업자들로 좁혀 보면 점수는 271.9점으로 0.7점 떨어진다. OECD 평균적으론 취업자 역량 점수가 277.2점으로 4.4점 높아지는 것과는 반대 현상이다.

연구진은 "고역량의 청년과 여성 집단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문제, 일터에서 역량을 활용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아 축적된 역량이 빠르게 퇴화하는 문제가 모두 작용한 결과"라며 "높은 대학 진학률과 사교육 열기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데 노동시장에선 열심히 노력해 축적한 인적자본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심각한 낭비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