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헌 가속페달 밟지만…日국민 64% "개헌 반대"
'자위대 헌법 명기' 48%가 반대
【도쿄=AP/뉴시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2016년 10월 23일 도쿄(東京) 네리마(練馬)구 아사카(朝霞)주둔지에서 열린 육상자위대 사열식에 참석해 오픈카를 타고 행진을 벌이고 있다. 아베 총리 뒤쪽에 한 자위대원이 자위대의 상징인 욱일기를 들고 있다. 2016.10.2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평화헌법을 개정해 2020년 새 헌법을 시행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개헌에 가속페달을 밟으려 하고 있지만, 일본 국민의 64%는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아사히신문이 헌법기념일을 맞아 지난 3~4월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4%는 평화헌법인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에 "바꾸지 않는 편이 좋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화헌법을 "바꾸는 편이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28%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는 응답자의 63%가 평화헌법 개정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48%가 "반대한다"고 답해, "찬성한다"고 답한 42%보다 높았다.
일본은 헌법 9조를 통해 교전권과 전력보유가 금지돼 있어 군대를 보유할 수 없지만, 치안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한 자위대라는 조직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자위대는 사실상의 군대로, 일본 내에서도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아베 총리는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그는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려는 이유에 대해 "자위대의 위헌 논쟁을 끝내, 대원들이 긍지를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는 환경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아베 총리의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려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49%는 "납득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납득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률은 40%였다.
또 아베 총리는 오는 2020년부터 새 헌법을 시행하고 싶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개헌 가속 페달을 밟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의 개헌에 대한 의식은 높아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개헌의 기운이 어느정도 고조됐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2%는 "높아지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 하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거부감은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58%의 응답자가 아베 정권하에서 개헌에 반대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전해보다 6%포인트 줄어든 52%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초~4월 중순에 걸쳐, 전국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우편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6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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