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2배 토지' 낙찰후 재경매行, 왜?…토지보상 욕심에 '덜컥'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 인근에 투기수요↑
역대급 토지보상 예고에 늘어나는 '묻지마 투자'
"금융비용 등 감안하면 밑지는 수도…투자에 신중"
7일 부동산플랫폼 지존에 따르면 이 토지는 경기 용인시 원삼면 문촌리에 있는 3191㎡ 크기의 임야로 지난 3월7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신건 입찰에서 19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3억770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억4359만5000원의 262.54%로 차순위 신고자가 써낸 금액도 3억99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토지가 경매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유는 인근에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입해 조성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 예정지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토지보상을 노리고 입찰에 뛰어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하지만 산업단지에 편입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경매를 통해 써낸 높은 금액을 감당하지 못할 것 같자 잔금 납부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역대급 토지보상금이 예고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특히 부동자금은 넘치는데 집값은 침체를 지속중인 반면 땅값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묻지마 투자'도 늘고 있다. 최근 도서지역에 있는 땅이 경매에 부쳐졌다가 2~5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지존에 따르면 완도에서는 감정가 1500만원짜리 토지가 3000만원, 감정가 949만원짜리가 5500만원에 각각 낙찰되는 기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토지시장에서 과욕은 금물이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토지는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거래에 제한이 따르는데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오는 2020년 5월 단지계획 승인을 거쳐 같은해 9월부터 협의보상을 시작하기 때문에 '2019년도 표준지가'를 적용하게 된다. 사업발표 이후 지가가 많이 상승했지만 `단지계획 승인 고시일`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차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최근 토지시장은 '호재 있는 곳에 돈이 몰리는' 경향성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최근 토지보상이 계획보다 늦춰지면서 땅값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불씨는 살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용인에 있는 토지의 낙찰자는 잔금납부를 포기하면서 입찰 보증금 1430만원을 손해를 보게 됐지만 더 큰 돈을 잃었을 수도 있다"면서 "보상금이 나오더라도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겉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경우도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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