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아내 편지에 눈물 훔친 김정숙 여사…文, 지그시 눈 감아
순직 유공자 부모와 함께 분향도…靑 "64년 만에 처음"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고 성복환 일병 배우자 김차희씨의 '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 편지를 듣고 있다. 2019.06.06. [email protected]
배우 김혜수 씨가 낭독한 김차희 여사의 편지 '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엔 남편에 대한 오랜 그리움과 한평생이 고스란히 담겼다.
식장을 가득 메운 김혜수 씨의 차분한 목소리 속, 문 대통령은 눈을 지그시 감고 경청했다. 마치 울음을 참으려고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 여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김차희 여사의 남편인 고(故) 성복환 일병은 1950년 8월 학도병으로 입대 후 같은 해 10월 백천지구 전투 중 전사했다. 지금까지 유해를 수습하지 못해 국립서울현충원에 위패로 모시고 있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표어 아래 거행된 이번 추념식에는 국가유공자와 유족, 각계대표, 시민, 학생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기 위한 21발의 예포 발사 속에 시작된 추념식에는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후 재일학도의용군 및 애국지사 위패를 살펴보고 있다. 2019.06.06.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 내외는 먼저 국가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인사, 정당대표, 보훈단체장, 학생대표는 헌화 및 분향을 했다.
휴가 중 원효대교에서 강에 빠진 여고생을 구출한 황수용 하사, 대구 저수지에서 물에 빠진 남성을 구출한 김대환 경위, 전남해남소방서 근무 중 강원도 산불 진화를 위해 가장 멀리서 지원을 간 정의성 소방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김규태 상사 등이 참여했다.
최근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식 도중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의 부모도 추념식에 함께 했다. 분향을 마친 문 대통령은 고 최종근 하사 부모에게 다가가 분향을 권유하며 위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통령 내외분의 대표 분향을 순직 유공자의 부모님이 함께한 것은 6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탑 분향 및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6.06. [email protected]
전사자명부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문 대통령은 "이분들이 이름도 찾고, 유해를 찾아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요"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 내외는 재일학도의용군 및 애국지사 위패에 참배했다.
이후 고(故) 성복환 일병의 위패 앞으로 이동해 문 대통령은 김차희 여사에게 "꽃을 준비해 왔습니다. 바치시지요"라고 말한 뒤 함께 헌화했다.
휠체어에 앉아 있던 김차희 여사는 대통령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한동안 말없이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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