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2020년 이후 새로 건다···검정바탕 금박글씨
경복궁 광화문 현판 시범 단청
궁능유적본부는 14일 문화재위원회 보고를 거쳐 광화문 현판 바탕은 검정색, 글자는 동판 위에 금박으로 재제작하고 단청안료는 전통소재 안료를 사용하기로 했다.
광화문 현판은 2010년 목재에 틈이 생기는 '갈램' 현상이 발생해 교체가 결정됐다. 문화재청은 현판 재제작을 위한 재제작위원회와 색상 관련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20차례 회의를 해왔다. 관련 연구용역을 시행해 광화문 현판의 규격과 글자 크기, 현판 색상, 글자마감(동판 위 금박)에 대한 고증·시공방안을 새롭게 전면 검토했다.
광화문 현판(현재)
궁능유적본부는 재제작하는 광화문 현판에 사용할 단청안료 선정을 위해 국립문화재연구소 복원기술연구실의 협조를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0차례 전통소재 안료와 현대소재 안료를 사용한 시범단청에 대한 사전점검을 했다.
경복궁 현판 샘플 최종 설치 완료
그 결과, 전통소재와 현대소재 둘 다 대부분 색상에서 변색과 미세균열이 부분적으로는 발생했다. 전통단청은 아교와 전통안료를 사용하고 현대단청은 아크릴에 멀전 접착제와 화학안료를 사용한다.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음이 확인됐다.
다만, 전통소재 안료 중 주홍색과 황색은 현대소재에 비해 변색과 탈색이 두드러져 나타났다. 이는 전통소재 안료의 재료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조기 점검과 유지·보수를 통해 관리할 계획이다.
경복궁영건일기 표지
재제작 광화문 현판 색상과 글자마감의 원형고증과 제작방침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고사진'(1893년께)과 지난해 발견된 일본 와세다대학교 소장 '경복궁 영건일기'(1902)를 참고했다.
'경복궁 영건일기'의 기록처럼 광화문 현판 글자 마감 재료인 동판을 제작하기 위해 근래에 현판 동판을 제작해 본 경험이 있는 장인이 없는 점을 고려해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시범제작을 했다.
가구에 덧대는 금속 장식을 만드는 장인인 국가무형문화재 제64호 두석장 보유자 박문열씨가 문화재 수리 기능자 박갑용씨와 제작했다. 동판으로 글자를 실제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현재까지 궁궐 현판에 동판을 사용해 마감한 사례는 경복궁 근정전과 덕수궁 중화전에 불과하다.
광화문 현판은 이미 각자 작업까지는 마친 상태로, 일단 올해 하반기까지 이번에 결정한 안료와 색으로 채색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현판 상태에 대해 지속적인 점검을 한다.
문화재청은 새 현판을 광화문에 거는 공식 교체 시기를 2020년 이후로 예상하고 정확한 날짜는 광화문 현판의 상징적인 의미가 부각될 수 있는 날로 선정해 추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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