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악화에 정부 압박까지…'금리인하' 고민 깊어진 한은
3분기 경제성장률 0.4% 기록에 연1%대 추락가능성
홍남기 "열석발언권 필요시 활용" 금리 인하 압박
이미 두 차례 금리 낮춘 상황…추가 인하 닫지는 않아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종합감사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지난 16일 이미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낮춘 한국은행으로선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진 상황이다.
지난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4%를 기록하며 0%대로 내려앉았다. 마이너스 성장을 한 지난 1분기를 제외하면 1년만에 가장 저조하다.
이 때문에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은 10년만에 1%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성장률이 2%아래로 내려간 건 1956년(0.7%)을 비롯해 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5.5%), 가장 마지막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0.8%) 등 4차례 뿐이었다.
다급해진 정부와 여당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넣고 있다.
지난 2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열석 발언권을) 필요하면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석발언권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정부 인사가 참석해 입장을 전달하는 제도다. 정부가 열석발언권을 행사한 건 2013년이 마지막이다.
홍 부총리가 앞서 여러 차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화를 의미하는 '폴리시믹스(Policy Mix)'를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열석발언권을 이용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종합감사에서 자료화면을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은은 난감해진 상황이다. 이미 지난 16일 금통위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내린 상황에서 섣불리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 더 금리를 내리게 되면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 선진국과의 금리차로 인한 자본유출이나 이미 과중한 가계부채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아직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닫아두지는 않은 상황이다. 성장률 악화나 정부와의 정책 공조, 국내외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금리 정책 여력이 남아있다"며 "단기간 내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완화 정도를 얼마나 크게 할지는 주요 대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상황과 그것이 국내경기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상황변화, 7월과 이달의 금리인하효과 등을 보며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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