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미래통합당 행사 연일 불참…쇄신 압박? 뜸들이기?
출범식과 첫 의총 불참…입장 표명 없이 사실상 칩거
"통합에 다소 부정적 견해…참여 보류해 무언의 압박"
새보수 의원들은 "크게 신경쓸 일 아냐", "개인 특성"
결국 선대위원장, 수도권 출마 등 중책 맡을 것 기대도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 통합 및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고 있다. 2020.02.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문광호 최서진 기자 = 새로운보수당에서 보수재건위원장을 맡았던 유승민 의원이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 공식 행사에 연이어 불참하자, 사실상 '반쪽 통합'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때 당분간 칩거하는 유 의원 특성상 적절한 시점에 당내 필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유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첫 의원총회에 불참했다.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식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유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새보수당 출신의 하태경·지상욱 의원도 불참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유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9일 이후 신당과 관련된 별도 언급이나 입장을 일절 표명하지 않고 있다. 외부일정도 거의 없이 사실상 칩거 중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2020 국민 앞에 하나'에서 황교안 대표와 유의동 새로운보수당 전 대표, 이언주 전진 4.0 전 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장기표 국민의소리 전 대표 등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를 두고 유 의원이 이번 통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자유한국당 흡수통합'이란 비판도 나오는 시점에 통합의 한 축을 담당했던 유 의원의 불참이라 아쉬움도 제기된다.
공교롭게도 이날 새보수당에서 한국당을 향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새보수당 출신의 정병국 의원은 미래통합당 첫 의원총회에서 한국당 측이 새보수당 의원들을 따로 불러내 인사를 시킨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오늘 통합은 함께 참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미래통합당을 다같이 만들었는데 왜 우리만 들어와 인사하나"라고 쏘아붙였다.
새보수당 출신의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 의원이 이런 형태의 통합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던 것은 맞다. 관망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불만이라기보다 발언을 하지 않고 아직까지 참여를 보류함으로써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지점도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그 압박에 대해서는 "정계개편에 여러 퍼즐이 있지만 가장 임박한 것은 결국 기득권을 가진 TK(대구·경북) 지역 인사 등에 대한 인적쇄신의 칼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 행보가 지분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유 의원은 공천권이나 여타 지분 요구는 일절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며 "다만 마지막으로 부탁한 것은 사무처 당직자들의 처우를 명확히 요구했는데 그런 부분이 명확히 처리되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추정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미래통합당 유의동(왼쪽부터), 이혜훈, 오신환, 정병국, 이언주 의원, 김영환 전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첫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0.02.18. [email protected]
반면 유 의원의 불참에는 정치적인 어떤 큰 의미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선거 등 바쁜철이라 개인적으로 불참할 수 있지 않나", "불참은 지엽적인 내용이고 크게 신경쓸 일 아니다", "유 의원이 무슨 불만이 있겠나. 보수 재건 3원칙과 새집 짓자는 조건이 받아들여졌는데" 등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이 최고위원도 앞서 MBC라디오에서 "유 의원은 정치적 결단을 하거나 정치적으로 책임질 일이 생겼을 때 보통 칩거나 자숙의 기간을 꽤 긴 시간 동안 가졌다"며 "여러 지점에서 그런 선택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사안을 특정해서 어떤 기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당 내에서는 유 의원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중책을 맡아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서울 험지 출마로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거나 공동 선대위원장직 등을 맡아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유 의원의 회동이 지연되는 만큼 일정 시점에 두 사람의 극적 만남으로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한국당 출신 한 미래통합당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유 의원 불참에 대해 "좀 있으면 자신의 역할을 하지 않겠나"라며 "대선까지 뛴 분이라 지지층이 있는 분이다. 그렇기에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킬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때가 되면 돌아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확신했다.
또 다른 한국당 출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선대위원장을 맡거나 수도권에서 중도보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함께 나서줬으면 한다"며 "국민들에게 우리 당이 거듭난다는 모습을 보여줄 역할을 전방위적으로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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