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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당 참여 우세했던 與 '멈칫'…반대론 부상에 의총 주목(종합)

등록 2020.03.09 20: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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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김해영에 박주민·이수진도 '반대'

최고위 내 반대 부상에 '당혹'…10일 의총

민병두 "현실 중요…역사, 승자의 기록"

설훈 "연합정당은 손해…투표 부결될 것"

정의당, 지역구 2차 공모 내며 '독자노선'

전문가 "정의당, 지역구 연대도 안 할 것"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09.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한주홍 김남희 기자 =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쳐 이번주 내 결론을 내리기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이 9일 당내 반발 기류에 멈칫한 모습이다.

당초 민주당에서는 미래통합당에 1당을 내주지 않으려면 비례대표 연합정당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도부도 연합정당 참여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총선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연합정당 불참을 못박은 정의당이 지역구 후보 2차 공모에 나서자 민주당이 지역구에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급물살을 타던 연합정당 참여론에 잠시나마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논의한 결과 내일 의총을 열고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원 투표 실시 건과 관련해 내일 의총을 열어 의견을 수렴한 후에 다시 최고위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10일 오후 4시 의총 소집을 공고했다.

연합정당 참여에 긍정적인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히며 여론몰이에 나선 모양새다.

비례대표 무공천을 처음 주장했던 친문 최재성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통합당은) 공공연히 당의 지도급 인사들, 원내대표 등이 총선 승리를 통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매우 중차대한 상황"이라며 "그런데 제1당인 민주당이 그것에 대해서 그냥 방관하고 방임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다. 그래서 여기로부터 모든 판단과 태도가 시작이 돼야 된다"고 주장했다.

비례 연합정당을 주장해온 민병두 의원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명분과 현실을 놓고 보면 현실이, 나중에 선거는 다 있잖나. 역사도 그렇고 다 승자의 기록"이라며 "패자가 아무리 아픈 사연을 이야기해도 나중에 패자의 사연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장인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 비례연합당에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정의당도 상당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의 예로 보면 독자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건가, 연합을 해서 전체 파이를 키울 것인가의 문제 아닌가"라고 과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상기시키며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설훈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연합정당 참여) 그랬을 때 선거 결과가 유리할 것이냐 불리할 것이냐 이런 판단을 해야 된다"며 "나는 결과적으로 손해보는 판단이라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나는 (연합정당 참여는) 부결될 것 같다"며 "왜냐하면 우리당원들이 굉장히 현명하다. 그래서 당원들 믿고 이 부분에 대해선 부결로 끝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 최고위원 내에도 물밑에선 범여권 군소 야당들과 4+1 공조로 선거제 개혁을 추진했던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반대론이 퍼지고 있다. 선거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미래한국당과 똑같은 '꼼수'로 맞대응에 나서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0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3.08. [email protected]


실제 비공개 회의에서 일찌감치 반대였던 설훈, 김해영 최고위원 외에 박주민, 이수진 최고위원도 우려를 표하며 연합정당에서 한 발 물러선 점이 10일 의총을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선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최고위원만 놓고 보면 7명 중 4명이 연합정당에서 돌아선 셈이다.

설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고 전하면서 "(연합정당을) 하면 망한다고 얘기했다"며 "공개 의총을 해서 정확한 의견을 물어야 한다. 이게 얼마나 엄청난 사건인데 앞으로 진행될 과정을 생각하면 시간이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끌고 가려고 하고 있다"고 반대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다만 연합정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큰 만큼 전당원 투표 전 명분 쌓기 수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도 연합정당 참여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의총에서 연합정당 참여 쪽 의견이 다수일 경우 최종 결정을 지도부가 위임 받아 곧바로 전당원 투표 일정과 방법을 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당내 여론을) 확인해보면 (연합정당 참여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숫자가 많은 것 같다"면서 "의사결정이 어려울 수록 차근차근 다져가는 게 필요하다. 이게 중대 사안이다 보니까 반대쪽 의견도 듣고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원) 투표를 바로 하기 보다는 먼저 의총에서 숙고의 시간을 갖는 취지로 생각해 달라"며 "최종적인 결정은 당원 투표가 맞다. 그래도 그 전에 어떤 의견을 듣고 공유하는 과정이라고 봐달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2020.03.0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미소짓고 있다. 2020.03.09.  [email protected]


연합정당 불참 의사를 공식화한 정의당은 본격적으로 독자노선을 타는 분위기다.

정의당은 전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의당은 어떤 경우라도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부정하며, 변화의 열망을 억누르고 가두는 졸속 정치에 가담할 생각이 없다"는 내용의 특별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나아가 오늘부터 18일까지 총선 지역구 후보 2차 모집 공고를 내기도 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역구 후보 70명을 1차로 확정한 바 있다. 이중 수도권 후보만 33명(47.1%)으로, 2차 공모로 출마지가 대폭 확대되고 이들이 완주할 경우 민주당으로선 수도권 등 접전지역 선거에 경고등이 들어오는 셈이다.

강민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역 민심을 대변하는 정의당의 검증된 후보들이 실력 있고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당은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정의당은 지역이 튼튼한 정당, 지역에서부터 선택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해 독자노선 방침을 분명히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의당의 연합정당 불참에 대해 "지역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의당과 웬만하면 (지역구) 선거연대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도 정의당은 연대를 안 하려고 할 것"이라며 "정의당 입장에선 피해를 본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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