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지원, 소비로 직결되나…"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 하락세"
GDP 증가율>민간소비 증가율…소비 감소, 고령층서 특히 커
"베이비 부머 소비 증가율 정체…에코 세대는 소비여력 감소"
[세종=뉴시스]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및 실질 민간소비 증가율 추이. (자료 = 국회예산정책처 제공)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소비 성향은 2000년대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2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가구 소비 변화의 연령, 세대, 연도 효과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펴낸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민간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54.5%에서 2018년 48.0%까지 떨어졌다. 실질GDP 증가율을 앞서던 실질민간소비 증가율은 2003년 큰 폭으로 고꾸라진 후 한두 해를 빼놓고는 매년 GDP 증가율에 못 미쳤다.
예정처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집계한 결과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 0.64에서 2015년 0.58로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이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 조세, 연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국세청 등의 행정자료가 보완된 2016년과 2017년에는 평균소비성향이 각각 0.55, 0.56을 기록했다. 2015년 이전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연령별로 감소폭 추이를 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특히 컸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60세 이상의 처분가능소득은 166만원에서 246만원으로 80만원(연평균 4.0%) 늘었지만, 같은 기간 소비지출은 132만원에서 165만원으로 33만원(연평균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60세 이상의 평균소비성향은 2006년 79.5%에서 2016년 67.2%로 12.3%포인트(p) 내려앉았다.
[세종=뉴시스]우리나라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소비지출, 평균소비성향. (자료 = 국회예산정책처 제공)
6·25 한국 전쟁 이후 출산율이 급격하게 올랐던 시기(1955~1965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세대의 소비 증가율이 정체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소비 성향을 감소시키고 있는 주된 원인이라고 예정처는 분석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를 뜻하는 '에코'(echo) 세대(1979~1992년생)의 경우 소비 증가율 자체가 감소했다. 부모 세대에 비해 소비 증가 여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단 얘기다.
예정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화와 에코 세대의 소비 증가 여력 감소로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향후 경기와 소득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가계 부채 상환 부담과 주거비용의 증대 등이 소비 여력을 줄이는 또 다른 원인으로 제시됐다.
[서울=뉴시스]재난기본소득제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 결과 (자료 제공= 리얼미터)
아울러 가구 간 자산 불평등의 정도가 상당한 상황에서 막대한 재정을 들여 전 국민에게 같은 수준의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이른바 '국민 수용성' 문제다. '우리나라 가구의 자산·소득 분포 분석'이라는 제목의 예정처 보고서를 보면 2016년 대비 2018년에 소득 불평등은 개선됐지만, 자산 불평등은 확대됐다. 소득 1분위(하위 20%)의 소득 증가율이 5.0%로, 5분위(상위 20%)의 소득 증가율(3.2%)을 웃돌았지만, 자산 증가율은 1분위에서 2.9%로, 5분위(6.7%)에 한참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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