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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두산重에 1조 투입…"두산家 3·4세 지분도 담보"(종합3보)

등록 2020.03.27 18:12:10수정 2020.03.27 18: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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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밥캣·인프라 등 자회사 매각, 두산이 고민할 것"

"1조원 대출론 부족…추가지원 고민"

[서울=뉴시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두산중공업 지원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3.27 (사진= KDB산업은행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두산중공업 지원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3.27 (사진= KDB산업은행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채권단은 두산 오너일가 3·4세 전원의 지분도 담보로 요구하는 등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을 강조했다.

27일 산업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채권단이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규 자금은 산은과 수은이 5대5로 분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그룹의 주채권자인 우리은행이 참여할 경우 그 금액만큼 산은·수은의 지원액에서 차감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사업 실적 악화와 자회사인 두산 건설 손실 지속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 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2.5% 감소한 877억원, 당기순손실은 4952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최대현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관련 설명회에서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4~16년까지 5조원 정도 평균 매출이 있었는데 2017~19년 4조원대로 1조원 매출이 감소됐다"며 "해외발전매출감소가 82% 차지하는데 각국의 발전수요 감소했고 원전발전이 지연되는 등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라 영업상의 어려움이 온 것으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연초부터 전단채 등 단기자금 조달 등을 통해 유동성을 관리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단기자금 차환 및 신규 조달이 중단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산은과 수은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일부 휴업을 실시하기도 했다.

최 부행장은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전단채가 정상적이거나 할증 발행이 됐지만 17일부터 전단채나 CP 발행 자체가 막혔다"며 "비슷한 신용등급의 다른 대기업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초유의 자금경색 상황에서 기간산업인 발전업에 미치는 영향, 대규모 실업에 따른 사회·경제적 악영향 및 지역경제 타격, 금융시장 혼란에 따른 여타기업 연쇄부실 우려 등을 고려했다"며 "정밀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평가 전, 정책적 자금지원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과 관련, 채권단은 두산중공업 측에 계열주, 대주주(㈜두산)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이행,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산은에 따르면 두산이 제공하는 담보는 계열주가 가지고 있는 두산 지분과 두산 계열사 중 솔루스와 퓨얼셀 등 지분가치가 있는 주식, 나머지 자회사 중 오리콤과 네오플렉스 등 관계사 지분이다. 현물 출자 된 두산 메케텍과 두산타워도 후순위 담보로 제공된다.

 최 부행장은 "첫 번째로 상징성 있는 것이 3·4세 32명 정도가 보유하고 있는 보유주식들"이라며 "일단 순위에 관계 없이 담보로 들어오며, 또 계열사 내에서 내부적으로 자구책을 만들어 조기경영정상화에 책임있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보가치는 어느 정도 선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예정된 지원 금액에 상응하는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두산그룹의 책임있는 자구노력 등을 봐가며 향후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은은 또 이날 오전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에서 두산중공업 관련 동향을 보고하고, 두산중공업 채권은행 회의를 긴급 개최해 채권단 공동지원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기존채권을 연장하고 긴급자금 지원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은행권의 전체 채권액은 4조9000억원이다. 이중 국내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3조원 가량이다. 산은이 7800억원, 수은이 1조4000억원, 우리은행 2600억원, 농협과 SC제일은행이 각각 1400억원, 1780억원 등이다. 외국계 은행이나 회사채, 전단채, 기업어음(CP) 등 기타가 1조8950억원 규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1조원 긴급 지원으로는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부행장은 "1조원 한도대출로는 올해 두산중공업이 상환해야 할 자금에 부족하다"며 "회사가 연초부터 진행했던 자구책이 재무건전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까지의 지원금을 이정도 규모로 산정하고 있고, 내부적인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연,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지원 부분은 충분히 감안해 딜 성사의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 추가적인 지원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이 밥캣 등 비교적 탄탄한 자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 최 부행장은 "밥캣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아직 건전성과 실적 영업환경이 나쁘지 않아 그룹 내에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자구계획이나 방법들은 그룹내에서 입장발표가 있지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저가항공사 지원과 관련 최 부행장은 "이달 말까지 많은 회사가 추진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정부가 밝힌 3000억원 규모는 저희가 판단하기에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추가지원이 된다면 부처에서 여러 고민을 해야 할 것이고 저가항공사 업계 재편에 대한 논의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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