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술의 알콜로드]9900원짜리 '라 크라사드' 구하러 동네 한 바퀴
9900원의 행복…이마트24 '이달의 와인'
풍부한 과실향, 오크 숙성 바닐라향
반응 폭발적…초기 물량 보름 만에 동나
와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이마트24
[서울=뉴시스] 이마트24가 6월 한 달간 '라 크라사드 까베르네 쉬라'를 9900원에 판매한다. 까베르네 쇼비뇽과 쉬라가 각각 50%씩 블렌딩된 레드 와인이다. (사진=이마트24 제공)
혹자는 '와인은 딱 돈 만큼 맛있다'고 한다. 비싼 돈을 주고 사온 와인이 훌륭한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저렴한 가격에 '득템'한 와인이 취향저격이라면 와인 애호가로서 그만큼 뿌듯한 일이 또 없다. 최근 회원 수가 90만명에 육박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탄 '라 크라사드 까베르네 쉬라'가 이에 부합한다.
프랑스 남부 랑그독 지역에서 난, 까베르네 쇼비뇽과 쉬라가 블렌딩된 와인이다. 진한 루비색의 이 와인은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체리 등 붉은 과일의 맛과 향이 모두 있다. 드라이 와인이지만 잘 익은 과실향 덕에 달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크통 숙성으로 인해 바닐라와 초콜릿 향도 은은하게 올라온다. 적당한 탄닌감에 술술 넘기기 좋은 미디엄 바디. 고가와 저가 와인 간 큰 차이가 '밸런스'인데, 기분 나쁘게 툭 튀는 요소 없이 조화로운 점이 꽤 마음에 들었다.
라 크라사드 대란으로 이마트24는 와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어느 정도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24는 주류특화매장과 와인 큐레이션 마케팅인 이달의 와인을 운영하며 일찌감치 와인 시장에 공을 들였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리큐어샵에 비해 접근성은 뛰어나고 일반 편의점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갖춰놓아 동네 와인애호가를 공략하고 있다.
앞서 이달의 와인으로 선정된 '트라피체 말벡, '반피티아라 모스카토' 등도 반응이 좋았지만 라 크라사드는 그야말로 '빵' 터졌다고 할 수 있다. 초기 물량으로 들여온 1만9000여병이 대부분 판매됐고, 다음주 중으로 6500병이 더 입고될 예정이다. 한 달 동안 팔 생각으로 초기 물량을 들여왔는데, 보름 만에 상품이 동나 내부에서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소비자들의 호응을 예상 못 한 것은 아니었다. 애초 라 크라사드는 일종의 핵심병기였다. 손아름 이마트24 와인바이어는 "워낙 가성비 좋기로 이름난 와인이었기에 꼭 이달의 와인으로 소개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다"며 "나름 자신있는 와인이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이슈가 될 줄은 몰랐다. 포털에 해당 와인을 검색해 보니 이마트24에서 득템했다는 내용이 많이 보여 뿌듯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이마트24 주류특화매장 모습. (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에 따르면 올해 4월1일부터 6월15일까지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1.4% 증가했다. 이달의 와인 마케팅이 주효했고, 지난달 기준 1900여개로 늘어난 주류특화매장도 한 몫 했다. 와인 큐레이션 업체인 와인포인트와 제휴해 O2O 서비스도 도입했다. 와인포인트 앱에서 주문하고 전국 740곳 이마트24 매장에서 수령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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