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추미애-윤석열 파장 주시…文대통령 결단 여부 주목(종합)
靑 "대통령, 秋 발표 직전 보고 받아"…사전 조율 시선 차단
윤석열 징계 땐 野 거센 반발…文대통령 정무적 부담 가중
秋 수사지휘권에 힘 실어준 文대통령…직접 결단 여부 관심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참석하고 있다. 2020.09.21. [email protected]
추 장관의 발표 직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가 있었다는 점 이외에 사전 교감 여부에는 거리를 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추후 사태 전개 양상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 윤 총장의 감찰 결과에 대한 추 장관의 기자회견 이후 출입 기자단 문자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집행 정지 명령과 함께 징계를 청구하겠다는 추 장관의 기자회견 50분 만에 나온 청와대 차원의 공식 반응이다. 추 장관 발표 직전에야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사전 조율설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혐의로 총 6가지를 제시했다. ▲JTBC 사주와의 사적 만남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 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측근 비호를 위한 감찰 및 수사 강행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검찰총장의 법무부 감찰 비협조 등이다.
[과천=뉴시스]최진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0.11.25. [email protected]
청와대가 이러한 내용을 보고 받은 뒤 문 대통령의 별도 언급이 없었다고 밝힌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개입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의식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해석된다.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할 때 세부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법무부-법무비서관-민정수석실 라인을 통한 내부 상황 공유는 이뤄졌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청와대가 법무부로부터 윤 총장 감찰 결과 내용을 사전에 보고 받았는지 여부는 민정수석실 사안이라 직접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추가적으로 입장을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추 장관의 수사 지휘권 행사 시점부터 극한 갈등 국면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추 장관이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통한 윤 총장의 해임을 강행할 경우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문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의 정무적 부담이 커지는 것은 청와대의 고민 지점이다.
법적 대응을 예고한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직무배제 명령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할 경우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등 복잡한 상황으로 사태가 흐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윤 총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반복한 것 역시 더이상의 파열음을 내서는 안 된다는 상황 인식을 재확인 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1.24. [email protected]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문 대통령의 판단 속에 이미 많은 의미가 함축 돼 있다고 본다"며 "향후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추가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0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에 관해 "현재 상황에서 수사지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신속하고 성역을 가리지 않는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가 보였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한 입장은 윤 총장의 장모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과정에서 나왔었다. 관련 사안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리던 상황에서 나온 공식 입장으로 문 대통령의 의중이 그대로 담긴 것이라는 게 지배적 해석이었다. 엄중한 수사를 통한 객관적 결과를 위해 윤 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게 옳다는 문 대통령의 원칙론적 인식이 투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한 달 전 수사지휘권 행사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판단을 거론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 위에서 해석된다. 장모 사건의 엄중한 수사를 위해 윤 총장의 직무배제가 불가피하다는 큰 틀에서의 문 대통령의 인식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법무부 징계위원회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문 대통령이 직·간접적인 방식으로라도 추가 메시지를 낼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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