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탄두·핵잠수함 확보 임박 주장한 김정은, 군사위협 강화
김정은, 8차 당대회서 군사력 강화 계획 공개
전술핵무기, 극초음속무기, 정찰위성 등 거론
현무-4 탄도탄 등 국군 전력 증강 책임 전가
[서울=뉴시스] 사업총화보고하는 김정은. 2021.01.09. (사진=노동신문 캡처)
9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이어진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 보고에서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이란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 기술이다. 그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했는데 김 위원장이 기술 확보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힌 것이다.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란 하나의 탄도미사일에 여러개 탄두를 실어 각각 다른 목표 지점에 대한 공격을 하는 탄도미사일이다. 현재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영국, 중국 등이다.
이 기술은 핵미사일 수를 늘리지 않고도 공격력을 키우는 데 활용된다. 북한이 이 기술을 확보했다면 미국 등에 대한 위협은 배가된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 신형 ICBM 캡처. 2020.11.10. (사진=NK뉴스 캡처)
그간 우리 군은 북한이 기존 잠수함 개조와 신형 잠수함 건조를 병행하고 있다고 분석해왔다. 이를 김 위원장이 확인해준 셈이다.
핵추진 잠수함 설계가 최종단계라는 주장이 주목된다. 핵추진 잠수함은 기관용 산소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연료 우려 없이 장기간, 고속으로 잠항 항해할 수 있어 위력적이다.
핵추진 잠수함은 극지방 얼음 아래를 통한 대륙 간 이동 등 뛰어난 기동능력으로 장기간에 걸쳐 사실상 세계 모든 해양을 다닐 수 있다. 북한이 이 잠수함을 확보하려는 것이 사실이라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등을 활용한 위협은 한층 강화된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살펴봤다고 23일 보도했다. 2019.07.23.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그간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 등 장사정포에 전술핵무기를 장착할 가능성을 주목해왔다. 김 위원장이 전술핵무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전술핵무기를 장착한 장사정포를 우리측 공격에 활용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김 위원장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선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는 "가까운 기간 내에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개발도입할 데 대한 과업, 수중 및 지상고체발동기 대륙 간 탄도로케트 개발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북한 당국이 국방과학원 산하에 극초음속 로케트(미사일) 연구소를 신설했다고 보도했는데 이게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AP/뉴시스] 10월7일 러시아 국방부가 제공한 비디오 사진으로 러시아의 새 지르콘 극초음속 크루즈 미사일이 백해 정박의 구축함에서 발사되고 있다. 비행 속도가 음속의 9배이며 사정거리가 1000㎞인 이 미사일을 푸틴 대통령은 여러 차례 거명하며 자랑해왔다. 2020. 10. 7.
극초음속 무기는 속도가 빠르고 저고도 비행에 회피기동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실제로 쓰일 가능성이 희박한 기존 핵무기를 대체하는 차세대 핵심 무기로 거론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권 밖으로 발사된 다음 탄두 분리 후 극초음속 비행체(HGV)에 장착된 상태로 대기권에 재진입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도 미사일과 달리 탄도 궤적을 따르지 않으며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원하는 방향으로 기동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정찰위성을 언급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가까운 기간 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운용해 정찰정보수집능력을 확보하며 500㎞ 전방종심까지 정밀 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우리 군의 독자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를 실은 팰컨9 로켓이 20일 오후(미국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스페이스X 유튜브 캡쳐) 2020.07.21. [email protected]
아울러 북한은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각종 위성을 갖추지 못한 탓에 실제 미사일 낙하지점 등에 관한 정밀한 계산 내지 성공 여부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한은 그간 인공위성 기술을 축적해왔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출범 후 3번에 걸쳐 우주발사체 시험을 했다.
북한이 정지궤도 위성을 확보한다면 한국의 전략자산과 일본 항공모함의 이동과정 등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움직임을 정찰할 수 있게 된다.
또 북한의 위성이 정지궤도에 안착해 일기예보와 해양관측 등 위성 본연의 기능을 이행할 경우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위를 비난할 근거가 약해진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평화적 우주개발 권리 인정을 주장하면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추가 제재에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시스] 현무. 2020.09.04. (사진=국방과학연구소 누리집 캡처)
김 위원장은 이날 "(남조선 당국은) 첨단군사장비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할 데 대한 북남합의 이행에 역행하고있다"며 "심지어 우리의 정정당당한 자주권에 속하는 각종 상용무기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도발이라고 걸고들면서 무력 현대화에 더욱 광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과 현무-4 탄도미사일 개발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만약 남조선 당국이 이를 시비하려면 첨단군사자산획득과 개발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느니, 이미 보유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보다 더 정확하고 강력하며 더 먼곳까지 날아가는 미사일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느니, 세계최대 수준의 탄두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다느니 하던 집권자가 직접 한 발언들부터 설명해야 할것이고 계속되는 첨단공격장비반입목적과 본심을 설득력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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