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유상철의 인생골…한일월드컵 폴란드전 쐐기골
히딩크호 2002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서울=뉴시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유상철.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994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데뷔한 유 전 감독은 같은 해 A매치에 데뷔하며 일찍이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린 재목이다.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 끊임없이 도전하던 1990년대 유 전 감독은 대표팀에 없어선 안 될 존재였다.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감독들이 가장 원하는 선수였다.
축구 팬들의 뇌리에 유상철이란 이름 석 자가 강하게 새겨진 건 자국에서 열린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와 경기였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02년 6월4일 부산 아시아드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한국과 폴란드의 월드컵 첫 경기는 지금도 팬들에게 잊히지 않는 명승부로 꼽힌다.
이날까지 월드컵 무대에서 단 1승도 하지 못했던 한국은 유럽의 다크호스로 불린 폴란드를 상대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빈소가 8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있다. 유상철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에 전념해 왔고 지난 7일 별세했다. 2021.06.08. [email protected]
폴란드 골문으로부터 약 20여m 떨어진 위치에서 때린 그의 오른발 슈팅은 당대 유럽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예지 두덱 골키퍼의 손을 스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득점 후 누구보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세리머니를 하던 유 전 감독의 미소에 팬들도 함께 울고 웃었다.
이 골로 히딩크호는 승기를 잡았고, 폴란드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며 월드컵 사상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유 전 감독은 수비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해 미드필더, 공격수까지 안 해본 포지션이 없는 한국 축구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였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폴란드전 추가골처럼 굵직한 득점을 여러 차례 남겼다.
[서울=뉴시스] 故 유상철 전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당시 유 전 감독은 전반에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부딪혀 코뼈가 골절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헤더 결승골을 넣는 투혼을 발휘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현역 시절부터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던 그는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2019년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극적 잔류를 이끌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인천의 벤치를 끝까지 지켰고, 돌아오겠단 약속을 하며 치료에 전념했으나,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축구 팬들은 유 전 감독과 그가 넣은 골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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