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조은산에 "맞으며 KO 노리는 타이슨 정치할 것"
"조국 수사는 정의도 정치도 아니라 '상식'이었다"
"文 정부 수사압력 굉장히 강력하게 들어왔다"
"권력자 처벌받지 않는 현실…법 질서 붕괴로"
"우직하게 맞으며 K.O 노리는 타이슨같은 정치"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대표 예방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무(時務) 7조'라는 상소문 형태의 국정 비판 글을 올려 화제가 된 온라인 논객 조은산(필명·40)씨를 지난 23일께 만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3일 조은산씨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수사 압력에 대해 "압력은 굉장히 지속적이고 굉장히 소프트하게, 그러나 굉장히 강력하게 밀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7월30일) 일주일 전 그와 만나 10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시무 7조를 읽고 한 시민의, 직장인의, 가장의 분노가 강하게 와닿아 인상 깊었다고 그 소감을 전했다"며 썼다.
'나는 다분히 술에 취해 쓴 글이며 그 글로 인해 인생이 뒤틀렸다'고 답하자 윤 전 총장은 "이해한다고, 글은 결국 사람의 삶에서 나오지만, 때론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라 말했다"고 조씨는 전했다.
조 씨는 이어 "인생이 뒤틀린 건 나 뿐만이 아닌 것 같아 넌지시 물었다"며 조국 수사, 국정원 수사, 적폐 청산 수사 등에 대해 질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조국 수사는 정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었다. 그건 상식이었다"고 답했다고 조은산씨는 썼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 들어왔을 때, 그때 힘을 발휘하는 게 바로 정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재인 정부의 수사 압력에 대해서는 "압력은 굉장히 지속적이고 굉장히 소프트하게, 그러나 굉장히 강력하게 밀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조은산씨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무너진 법규와 생명존중의 가치'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뒤 " 권력자들이 죄를 지어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현실이 전체적인 법질서의 붕괴를 가져오고, 그로 인한 피해를 대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이 입게 된 것 같아 전직 검찰 총수로서 송구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날 '소년법 연령 기준 하향 조정' '저출산 문제' '성장과 복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조은산씨는 밝혔다.
조은산씨는 대화 말미에 "한 대도 안 맞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둘로 비교하자면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은가?"라고 윤 전 총장에 물었다며 "윤 전 총장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타이슨이라 답했다"고 전했다.
조은산씨는 윤 전 총장의 철학은 확고했고, 그만큼 그의 말 또한 직설적이었다며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도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내가 직접 접한 그의 모습은 야권의 거물급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그저 썬그라스 하나 걸치면 영락없을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에 가까웠다"며 "나는 그의 건투를 빌 뿐이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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