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6일, 아이들 또 '대체 급식' 먹나…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예고
조리실무원·행정·청소 등 비정규직
"총파업 말고 뜻 전달할 방법 없어"
학교 노동자 41%가 비정규직인데
"온당한 임금 보장…부당 요구 아냐"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등이 임금체계 개편 등을 촉구하며 피케팅 시위를 하고 있다. 2024.1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이 정장을 갖춰 입고 제100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를 준비하던 공간이 순식간에 어수선해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연대) 조합원들이 빨강, 분홍, 초록 조끼를 입고 기습 피켓 시위를 벌이면서다.
학비연대는 해당 총회에서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임금체계 개편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손에 든 피켓에는 '집단임금교섭 타결 결단하라'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라'고 쓰여있었다.
24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학비연대는 최근 임금체계 개편, 임금 격차 해소, 급식실 환경 개선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2월6일 총파업을 강행하겠다고 예고했다. 학비연대 조합원은 학교의 조리실무원, 행정, 청소, 경비 노동자 등이다. 이들이 일을 멈추면 급식도 돌봄 서비스도 모두 중단된다. 대구 지역 학비연대는 이미 21일과 22일 총파업을 했다. 학교들은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학생들에게 공지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학비연대, 왜 총파업 나서나
양측의 가장 주된 갈등은 기본급 인상이다. 현재 한 달 기본급 198만6000원에서 학비연대는 11만270원 인상을, 교육 당국은 5만3500원 인상을 주장했다. 학비연대는 또 직무보조비 월 15만원 지급, 급식비 매월 20만원으로 인상, 정기상여금 정액 250만원을 지급 등을 요구했으나 교육당국은 수용을 거부했다.
학비연대는 6월부터 학교비정규직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집단임금교섭에 돌입, 7월24일 1차 본교섭을 시작으로 5번의 실무교섭과 3번의 본교섭을 시도했다. 그러나 매번 교섭은 결렬됐고 결국 지난달 21일에는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정인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늘봄학교 등 정부 주도 교육복지 정책이 확대되면서 교육공무직에 부여되는 역할과 책임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가는데 정작 우리의 직무 가치는 임금과 보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우리는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당한 직무가치 인정을 통해서 온당한 임금수준을 보장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더 고통 받을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려한 하후상박 임금인상을 보장하라는 요구"라고 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학교 급식 조리실무원, 환경미화원, 경비원 등으로 구성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가 파업에 돌입한 21일 대구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초등학생들이 빵, 음료, 계란 등 대체 급식을 받고 있다. 2024.11.21. [email protected]
9급 1호봉 vs 비정규직 1년 차…급여 격차, 20년 동안 2배로
정근수당 가산금, 직급보조비 등까지 포함해 10년 차 기준 공무원과 비교하면 약 1000만원의 임금 격차가 난다. 교육공무원은 복리후생 수당이 기본급과 연계해 기준이 설정된 데 비해 학교비정규직의 경우 정액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41%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끌어가는 조직이다. 학비연대는 학교운영에 많은 기여가 있음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상여금 지급, 정근수당 지급에서 배제되며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공무직의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질의 교육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작금의 교육현장의 상황"이라며 "우리 아이들이 있는 교육현장에서부터 노동의 대가가 존중 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학비연대는 작년에도 91.4% 조합원이 찬성하며 파업 위기를 겪었으나 양측의 막판합의로 파업 상황은 종료됐다. 2022년에는 학비연대의 총파업이 진행되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이 정상 운영되지 못해 빵·우유 등 대체급식이 제공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