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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창립 첫 파업 시계 '재깍재깍'…수출대란 불가피

등록 2021.08.21 0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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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HMM의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사상 첫 파업 갈림길에 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 해상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3시 사측과 진행한 임단협 4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종로구 HMM 본사 모습. 2021.08.1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HMM의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사상 첫 파업 갈림길에 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 해상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3시 사측과 진행한 임단협 4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종로구 HMM 본사 모습. 2021.08.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우리(노조) 역시 수출에 큰 피해를 입히는 파업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의 요구는 임금을 올려달라는게 아닌 평균 수준에 맞춰 달라는 것이다. 산업은행이나 정부에서 더 방치하지 말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

"사측이 수정 제시한 임금 인상률 8%는 그동안 직원들의 노고와 채권단 관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다. 여기에 교통비, 복지포인트를 포함시킬 경우 실질적인 임금인상률은 약 10.6%의 두 자릿수에 해당된다. 회사는 이러한 전향적인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HMM 육상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해상노조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HMM의 파업에 대한 해운업계 안팎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HMM에 따르면 육상노조는 지난 19일 오후 6시부터 사측과 중노위 마지막 조정회의를 가졌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며 끝내 결렬됐다. 이날 회의는 무려 5시간 가량 진행됐다. 노사 양측은 모두 조정안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회의가 결렬되면서 중노위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육상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획득하게 됐다. 파업 여부는 곧 열릴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사측은 지난 18일 노조 측에 임금 8% 인상안과 성과급 500%를 지급하는 최종안을 제시했다. 이 외 교통비 월 10만원 인상과 복지카드 포인트 전 직원 연간 50만원 인상 등도 포함됐다. 실질적인 인상폭은 10% 정도로 알려졌다. 이에 육상노조는 당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사측의 최종안에 대해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조합원 95%가 반대하며 부결됐다.

최종안은 당초 HMM이 제시한 임금 5.5% 인상, 성과급 100%과 비교하면 크게 나아졌다. 그럼에도 노조가 요구한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부결된 것은 조합원들이 임금 인상폭에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있단 뜻으로 해석된다.

육상노조와 따로 협상하는 해상노조 또한 지난 18일 중노위 1차 조정 회의에서 입장차만 확인했다. 해상노조는 20일 2차 회의 이후 주말동안 새 인상안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육상노조와 마찬가지로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업계는 양 노조가 함께 공동투쟁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HMM 직원들은 지난 10년간 지속된 해운업 불황으로 임금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실제 육상직원은 2012년 이후 8년간 임금이 오르지 않았다. 해상직원 임금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 6년간 동결됐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HMM의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사상 첫 파업 갈림길에 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 해상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3시 사측과 진행한 임단협 4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종로구 HMM 본사 모습. 2021.08.1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HMM의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이 최종 결렬되면서 사상 첫 파업 갈림길에 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MM 해상노조는 지난 11일 오후 3시 사측과 진행한 임단협 4차 교섭에서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종로구 HMM 본사 모습. 2021.08.12. [email protected]


HMM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30일까지 HMM 직원들이 받은 평균 급여는 3435만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6870만원인 셈이다. 해상직 남자 직원의 6개월간 급여가 3960만원으로 가장 높다. 육상직 여직원은 2343만원에 불과하다. 동종업계의 중소 선사와 비교해도 2000만원 이상 적다.

HMM(구 현대상선)은 1976년 창립한 이래 파업을 단행한 적이 없다. 해운업이 국가기간산업인 만큼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올해는 기필코 임금을 정상화하겠단 노조의 의지가 강해 파업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이 파업에 돌입하면 수출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선복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 수출기업은 또 한차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 자세로 협상 임해달라"…파업 앞둔 HMM의 첫 호소

한편 HMM은 쟁의권을 확보한 노동조합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해줄 것을 호소했다. 올해 임단협으로 인해 노사가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사측이 공식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업으로 인한 파장이 곧 물류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체행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전향적인 태도로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요청이다.

HMM은 지난 20일 늦은 저녁 입장문을 통해 "노사 양측은 지난 19일 중앙노동위에서 임금단체협상 3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중노위로부터 조정중지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5.5% 임금 인상과 100% 격려금 지급에서 한층 진전된 8.0% 임금 인상, 격려금 300%, 생산성장려금 200% 지급 외에 추가로 5만~10만원 교통비 인상, 5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내용으로 수정안을 제시했다"며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운송업을 영위하는 당사가 파업할 경우 수출입 위주의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HMM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그간 함께 노력해온 직원들이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다"면서도 "사측이 수정 제시한 임금 인상률 8%는 그동안 직원들의 노고와 채권단 관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교통비, 복지포인트를 포함시킬 경우 실질적인 임금인상률은 약 10.6%의 두 자릿수에 해당된다"고 부연했다.

최종안을 받아들이면 직원들은 500%의 격려/장려금을 포함해 연간 기준 약 9400만원 정도의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평균임금 6000만원에 ▲임금인상분(8%) 480만원 ▲교통비/복지포인트 420만원 ▲격려금(300%) 1500만원 ▲생산성 장려금(200%) 1000만원 등 3400만원이 합해진 금액이다.

HMM은 "회사는 이러한 전향적인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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