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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대출규제]빚 많을수록 대출한도 준다…처음부터 나눠갚아야(종합)

등록 2021.10.26 10:30:00수정 2021.10.26 10: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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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 DSR 기준 60%→50%로 강화"

"분할상환 비중 높인다…내년 은행 60%·보험 67.5%"

금융사 가계부채 관리계획 수립 '연간'→'분기별'로

"결혼·장례 등 긴급 실수요는 대출한도 초과 허용"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정부가 26일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은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빌려주고, 빌린 돈은 처음부터 나눠갚도록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단계별로 적용할 계획이었던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시행 시기를 앞당겨 상환능력에 기반한 대출취급 관행을 확산시키고, 분할상환 비중을 높여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4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관계기관 합동으로 마련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상환능력중심 대출관행의 확고한 정착▲일관성있는 가계부채 관리 및 실수요자 보호▲증가세 지속 확대에 대비한 추가 관리방안 마련 등을 골자로 한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사전브리핑에서 "갚을 수 있는 소득범위 내에서 빌리는 관행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서민층과 실수요자의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그간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이용하던 실수요자의 대출한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과도한 빚을 진 이들엔 상대적으로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차주별 DSR 2·3단계 도입 앞당긴다"

먼저 차주단위 DSR 2·3단계를 각각 6개월, 1년 앞당겨 시행한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2단계가 시행되고, 내년 7월부터 3단계가 도입된다.

차주 단위 DSR 규제는 개인의 상환 능력에 맞춰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정책이다. DSR 40% 규제가 적용된단 것은 연 소득의 40% 이상을 원리금을 갚는데 쓸 수 없다는 뜻이다. 당초 금융위는 이 '차주단위 DSR'을 3단계에 거쳐 오는 2023년 7월엔 전면 시행할 계획이었다.

1단계로 지난 7월부터 전 규제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주담대를 받거나,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는 이들에 차주별 DSR이 적용됐고, 2단계로 내년 7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어서는 대출자들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었다. 이후 오는 2023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이 넘는 차주들에 모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인해 당장 내년 1월부터 총 대출금액이 2억원을 넘어서는 대출자들은 차주별 DSR을 적용받게 된다.  금융위는 2단계가 적용되는 총 대출액 2억원이 넘는 대출자는 전체 차주 중 13.2%, 금액 기준으론 51.8%에 달하고, 3단계에 해당하는 총 대출액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는 29.8%, 금액 기준으론 전체 가계대출의 77.2%에 해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권 국장은 "2단계 적용대상은 전 차주의 13.2%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차주를 한 2000만명으로 보면 1734만명은 이 규제에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2금융권 DSR 기준 강화…대출 산정만기 단축

제2금융권 DSR 기준도 내년 1월부터 50%로 하향 조정된다.

현재 차주별 DSR은 은행권 40%, 제2금융권은 60%가 적용돼 왔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인해 내년 1월부터 은행은 기존대로 40%, 보험·카드업권은 70%에서 50%, 캐피탈·저축은행 90%에서 65%, 상호금융 160%에서 110%로 DSR 기준이 강화된다.

DSR 계산시 대출 산정만기도 축소된다. 지금은 DSR 산출시 대출만기를 최대만기 등으로 일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는 DSR 계산시 적용되는 만기를 대출별 '평균만기'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은 7년에서 5년, 비주택담보대출은 10년에서 8년으로 줄어든다. 현재 평균만기는 각각 4.6년, 8.2년이다.

권 국장은 "산정만기를 단축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단 신용대출도 분할상환을 하는 경우에는 이 기간을 분할상환 하는 기간만큼 늘려서 한도가 더 나올 수 있게 했다"고 부연했다.

카드론도 차주별 DSR 산정에 포함…한도 줄어든다

최근 풍선효과로 빠르게 증가한 제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됐다.

상호금융권에 조합원 중심의 대출 관행이 정립될 수 있도록 내년 7월부터 상호금융권 비조합원과 비조합원 대출관리를 위한 예대율을 정비한다. 비조합원과 준조합원에 대한 예대율 산정할 때 가중치를 높여 조합원 중심의 대출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 내년 1월부터 차주단위DSR 산정시 카드론도 포함키로 했다. DSR 산출만기는 원칙적으로 '약정만기'가 적용된다. 당초 카드론은 내년 7월부터 DSR 규제에 포함될 예정이었다.

권 국장은 "카드론은 어떻게 보면 저신용자가 이용하는 측면도 있지만, 다중채무자 비중도 높고 관리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됐을 때 더 큰 고통이 있을 수 있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론 동반부실 차단을 위해 다중채무자에 대한 카드론 취급제한 또는 한도감액의 최소기준도 마련한다. 예컨데 5개 이상 다중채무자 카드론 취급 제한, 다중채무에 따른 이용한도 차등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처음부터 나눠 갚아라"…분할상환 비중 늘린다

 아울러 가계부채의 질적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소득범위 내에서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빌리면 가급적 나눠서 갚는 관행'을 정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담대 분할상환 비중은 52.6%로, 영국(92.1%)과 독일(89%), 캐나다(89.1%), 네덜란드(81.3%), 벨기에(93.6%) 등에 비해 매우 낮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의 분할상환 비중이 낮은 주된 원인은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전체 주담대 분할상환 목표를 높이고, 개별 주담대 분할상환 목표를 신설하기로 했다.

은행은 올해 57.5%에서 내년 60%까지, 상호금융은 40%에서 45%, 보험사는 65%에서 67.5%까지 올릴 계획이다. 개별 주담대 분할상환의 경우, 올해 6월말 73.8%에서 내년 80%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담대 분할상환 실적과 연계해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의 출연료 우대비율도 기존 0.06% 감면에서 0.1% 감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권 국장은 "다른 나라들은 분할상환의 관행이 굉장히 높아 대출이 공급되도 상환이 많이 일어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분할상환의 관행을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전세대출 분할상환 우수 금융회사에 정책모기지 배정을 우대하는 등 전세대출의 분할상환 유도 및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올 2분기 기준 11.8%에 불과한 신용대출의 분할상환 비중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다. DSR 산정시 분할상환 신용대출의 적용만기를 실제만기를 적용한다. 5년이상 만기로 분할상환시 DSR이 하락해 대출취급이 용이해지는 효과가 있다.

예컨데 내년 1월 이후 주담대(1억5000만원, 만기 10년, 2.8%)를 이용 중인 연소득 8000만원 차주가 신용대출 6000만원(금리 3.5%)을 신규로 신청한다고 가정해보자. 일시상환을 할 경우 산정만기 5년이 적용돼 DSR이 41.3%로 대출을 받을 수 없지만, 8년 분할상환을 적용하면 DSR이 36.3%로 낮아져 대출이 가능해진다.

금융사 가계부채 관리, '연간'에서 '분기별'로 수립

금융회사 자체적인 가계대출 관리시스템 내실화를 통해 리스크관리 강화와 약탈적대출 방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음달부터 금융회사별 연간 가계대출 취급계획 관리를 체계화한다.

현재 금융사들은 매년초 가계대출 취급계획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회사별 가계부채 관리계획 수립·제출시 CEO와 리스크관리위·이사회 보고를 의무화하고, 대출 중단이 없도록 분기별로 공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권 국장은 "금융회사가 내년 가계부채 관리를 할 때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거쳐 체계적으로 평가를 해 분기별로 계획을 수립토록 요청했다"며 "올 9월과 같은 대출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잘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내년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적합성·적정성 원칙을 엄중 적용해 가계대출 취급시 원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시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한다. 이미 시행중인 각종 대출약정 이행실태 점검도 강화, 금융회사별로 반기말 위반실태를 전수점검한다. 지난 6월말 현재 약정체결 약 65만건 중 약정위반 3797건이 적발됐다.

전세금 증액범위 내서만 대출…1주택자 비대면 대출 제한

가계부채 관리 과정에서 서민층 실수요자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다양한 예외를 인정하고, 실수요 우대 등 보완을 추진한다.

올 4분기중 취급된 전세대출은 총량한도에서 제외하고, 서민층 실수요자 위주로 자금이 공급되도록 대출심사를 강화한다. 전세 갱신(동일주택)시 증액범위 내 대출이 허용되며, 입주이후 전세대출(전세보증금담보대출) 금지, 1주택자 비대면 대출이 제한된다.

또 올 4분기 총량관리하에 집단대출의 원활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관계기관 합동 '입주사업장 점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관리하고, 필요자금 범위 내에서 잔금대출이 취급되도록 대출심사를 강화한다.

오는 11월부터 실수요자 제약 관리규제 예외허용과 지원도 확대된다. 신용대출은 연소득 대비 1배로 제한되나 결혼, 장례, 수술 등 실수요 인정시(본부 승인) 일정기간 한도 초과가 허용된다. 차주단위 DSR 확대로 농민의 농지 등 비주담대 차주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간소화된 사업자대출 절차도 마련한다.

이밖에 금리인하요구권의 내실있는 활용을 도모하고,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중금리·서민금융 공급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공급을 올해 32조원에서 내년 35조원까지 늘리고, 서민금융상품 공급도 올해 9조6000억원에서 내년 10조원대까지 확대한다.

내년 증가율 4~5%대로 관리…증가세 안잡히면 '플랜B' 가동

이번 대책 시행에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과도하게 지속될 경우 추진가능한 추가 방안인 '플랜B'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플랜B는 DSR 규제비율을 추가로 조정하거나 적용대상을 추가로 확대하는 등 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전세대출 추가대출시 DSR을 적용하거나, 보증비율을 인하하는 방안 등이다. 금리상승 상황을 가정해 대출한도 설정, 고정금리대출도 유도하는 방안도 담겼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부채와 GDP 증가율간 격차(GDP갭)는 7.5%포인트 수준으로 역대 최대"라며 "올해와 내년 중 ‘GDP갭'을 단계적으로 축소시켜 2020~2022년 평균 GDP갭을 코로나19 이전 평균수준에 근접하도록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증가율이 4~5%대의 안정화된 수준으로 관리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다만 내년 실물경제 흐름, 자산시장 변화, 금융시장 동향 등을 봐가며 관리목표 미세조정 등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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