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먹통' 보상액 수천원 그칠듯…'3년전'에 크게 못미쳐
개인 1000~2000원, 소상공인 7000~8000원 수준 될 듯
아현지사 화재땐 1~6개월치 요금, 40만~120만원 보상
KT "과거·글로벌 사례 참고해 최선의 기준 도출"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서창석(왼쪽) KT 네트워크혁신TF장과 박현진 전무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West사옥 대회의실에서 인터넷 장애 관련 ‘재발방지대책 및 보상안’ 발표 후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윤현성 기자 = KT가 지난달 25일 발생한 인터넷 먹통 사태와 관련해 개인·기업 고객에게는 15시간치, 소상공인에는 10일치 이용 요금을 보상한다. KT는 최장 장애 시간(89분)의 10배 수준으로 보상 기준을 잡았다고 설명했지만 3년 전 발생한 아현지사 화재 때보다 보상 규모가 훨씬 작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KT에 따르면 이번 보상 대상에는무선, 인터넷, IP형 전화, 기업상품 서비스가 포함된다.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의 경우 최장 장애 시간 89분의 10배 수준인 15시간으로 적용된다. 특히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인터넷과 IP형 전화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에게는 해당 서비스 요금의 10일 기준으로 보상된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개인 고객이나 소상공인들이 받는 피해 보상은 '몇천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동전화 서비스의 경우 월 8만원 수준의 5G 요금제라도 15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이용 요금은 2000원을 넘지 않는다. 소상공인의 경우 일반적인 인터넷요금이 2만5000원 가량인데, 10일 기준을 적용하면 7000~8000원의 피해 보상액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보상액은 2018년 11월 있었던 KT 아현지사 화재 때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당시 가입자들의 요금 1~6개월을 감면해주고 소상공인 1만2000명에게 40만~12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아현지사 사고는 화재가 10시간 넘게 지속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에 수일이 걸리기도 해 피해가 큰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국회, 소상공인 단체 등이 참여하는 상생보상협의체가 구성돼 피해 일수 별 보상금 지급액을 결정하는 방식을 도출했다면, 이번에는 KT가 단독으로 이용 요금만을 보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KT는 이번 보상이 약관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KT는 고객이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3시간 이상 연속으로 받지 못할 경우 시간당 이용료의 6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하는 것으로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IPTV의 경우 요금의 3배를 물어주도록 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이번 인터넷 장애는 89분가량 발생해 약관에 규정된 보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KT 관계자는 "과거에 있었던 여러 피해 보상 사례와 글로벌 사례를 참고했다"며 "여러 불편의 유형들을 고려해 저희로서는 개인 고객들에게는 10배, 소상공인들은 불편함이 많으셨다고 판단해 10일치를 보상하는게 나름대로 최선의 기준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약관의 보상 기준이라는 부분들이 조금 '올드'(old)하고 개선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 약관과 상관 없이 (보상을) 제공을 했고, 앞으로 약관 개정에 대한 부분들은 전향적으로 규제기관, 타 통신사들과 함께 선진화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T가 전국적인 통신망 마비 사태를 일으키고도 보상에는 인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T는 내부적으로 이번 피해 보상 규모를 350억~4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바람을 타고 역대급 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피해 보상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KT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매출 6조27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8.5%나 증가한 4758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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