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요소수 대란'에 부랴부랴 대책 내놓은 정부…실효성은 '제한적'

등록 2021.11.05 12:16: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부,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기술 검토

중국 외 수입처 다변화에 매점매석 금지 추진

車연구원 "산업용 다량·장기 사용시 고장 위험"

전문가 "용도 전환 최후 보루…수입 다변화 최선"

[하동=뉴시스] 차용현 기자 = 5일 오전 경남 하동군 소재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2021.11.05. con@newsis.com

[하동=뉴시스] 차용현 기자 = 5일 오전 경남 하동군 소재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요소수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2021.11.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고은결 기자 = 정부가 화물트럭 등 디젤 엔진 차량에 필요한 '요소수' 수급난이 심각해지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차량용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중국 정부가 지난달 15일 요소수 수출을 제한하자 품귀 사태가 빚어졌다.

정부는 일단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하며 수입선 다변화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중국 정부에 협조 요청을 이어가며, 국내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평이 나온다. 요소 수입처 다변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수급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중국발 요소수 품귀에 대한 정부 대책은 크게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 ▲수입 다변화 노력 ▲매점매석 행위 단속 등이다

정부는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돌리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 또는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제조·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 대기환경과 국민건강 영향에 관한 검토를 거쳐 11월 셋째 주 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요소수의 재고량 파악에 나섰다. '소부장 수급대응지원센터'를 통해 요소 수입업계의 수입계약 현황과 구체적인 지연 사유에 관한 자료 등을 확인하고 있다.

외교부, 산업부, 코트라, 관세청 등 관계부처·기관은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협조한다. 해외공관, 코트라 무역관, 수입협회 등을 통해 제3국 등 공급처를 찾고, 해외업체의 공급 가능 여부를 확인하면 조달청과의 긴급수의계약 등으로 정부 구매 또는 민간 구매 확대 유도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환경부와 지방환경청에 매점매석행위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하고, 관계부처로 구성된 합동 단속반도 가동해 매점매석 행위에 대응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중국이 석탄을 원료로 하는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해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장착돼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는 경유차 운행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요소수를 경유차량에 넣고 있다. 2021.11.0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중국이 석탄을 원료로 하는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내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해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운행되는 디젤 화물차 330만대 가운데 60%인 200만대 정도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장착돼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는 경유차 운행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1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요소수를 경유차량에 넣고 있다. 2021.11.01.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이 다소 제한적인 대응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먼저 현재 기술 검토 중인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은 불가능한 방안은 아니지만, 검증되지 않은 임시방편이라는 평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에 적용하려면 농도 및 성분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고 차량에 적용해야 한다"며 "분석 결과 적용이 가능하다면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 과정에서 요소수 제작사에서 차량에 맞게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으로 산업용 요소수의 경우 품질에 비해 불순물이 많아 다량·장기적으로 사용할 시 SCR 장치의 고장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도 "차량용 요소수는 SCR에 상당히 예민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순도 등에 따라 불순물이 끼거나 부품이 고장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비축 물량으로 내년 초에 어느정도 위기를 넘길 수 있을 때까지 관리하는 측면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산업용 요소수의 전환은 마지막 보루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용 요소수 재고량이 한정돼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검증 등에 시간이 걸린다"며 "문제는 여유분 통계가 안잡혀 있고,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수입 다변화만이 이번 사태를 매듭지을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중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빠르게 수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 국가의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언제든지 이런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런 품목은 수입 다변화, 전략물자로 일부 자체 생산하는 등 방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