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식물성"…식품업계 '비건 사업'에 속도 낸다
국내 채석 선호 인구 250만명, 비건 50만명…10년전 대비 15배 증가
비건 제품 출시로 국내외 시장 공략…비건 막걸리까지 등장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식품업체들이 '비건(동물성 단백질을 배제하는 극단적인 채식주의) 식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소비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열풍은 미닝아웃(meaning과 coming out의 합성어) 소비와도 관련이 있다. 미닝아웃 소비자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과 신념을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식품업계는 미닝아웃 소비자들의 영향력에 주목하며 식물성 전문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비건 브랜드를 내세운 외식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1일 한국 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선호 인구는 250만명으로 파악된다. 이중 완벽한 채식주의자에 해당하는 비건 인구는 50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내 비건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15배 이상 늘었다.
아직 시장 전체 규모는 작지만 대체육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20년 1740만 달러(216억원)으로 2016년 대비 23.7% 증가했다. 2025년에는 2260만 달러(약 28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경우 전체 인구 대비 3~9%가 채식 및 비건을 선호한다. 국내는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은 높다는 평가다.
식품업계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식물성 전문 브랜드 출시와 비건 브랜드를 내세운 외식사업 전개 등 비건 사업을 통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말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했다. 플랜테이블은 비건 만두를 생산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한다. 이 사업에는 이재현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경영리더도 참여하고 있다.
이 경영리더는 글로벌 사업을 맡아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식물성 식품 사업에 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플랜테이블은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제품을 먼저 출시하고 이후 미주와 유럽으로 판매처를 넓힐 계획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10월 비건 만두 제품인 '얇은피 꽉찬 세모만두 두부김치'를 선보였다. 젓갈을 넣지 않은 김치로 감칠맛을 강조한 볶음김치 맛을 구현했고, 두부를 넣어 채식을 지향하는 이들까지 맛있게 즐기도록 했다.
올해는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 대형마트 및 아시안 마켓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매장을 둔 아시안 슈퍼마켓 유통업체인 H마트에 입점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선다.
신세계푸드도 대체육 사업을 본격화 한다. 이미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의 론칭과 함께 첫 제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 햄인 콜드컷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스타벅스, 웨스틴조선호텔, SK텔레콤, 아우디, 서울시 등과 협업을 통해 베러미트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최근에는 고객들의 취식 경험 확대를 위해 베러데이 캠페인도 하고 있다.
농심도 모든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지가든 대체육은 농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이용한다.
현재 식물성 대체육과 떡갈비, 탕수육 등의 조리냉동식품, 소스, 치즈 등 18개 제품이 대형마트, 온라인몰에 입점해 있다. 5월 말에는 자체 비건 브랜드를 내세운 레스토랑 '베지가든 레스토랑' 오픈을 계획 중이다.
주류업계도 비건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평주조는 최근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지평 생 쌀막걸리', '지평 생 옛막걸리', '지평 일구이오', '지평 이랑이랑' 등 제품 4종에 대해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조미진 HN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대체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지난해가 비건 사업이 시작된 해였다면 올해는 시장 성장이 눈에 띄게 뚜렷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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