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르포]"조금씩 활기" 기대감 커지는 명동 상권[엔데믹, 명동에도 봄①]

등록 2022.04.28 06:15:00수정 2022.04.28 10:58:4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명동 거리, 노점상 서서히 다시 생겨나

거리두기 해제 후 손님 점점 늘고 있어

아직 공실 많지만 신규 입점 문의 증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27일 명동역 6번출구 앞 밀리오레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 2022.04.27.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27일 명동역 6번출구 앞 밀리오레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 2022.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원래 이 명동 거리에만 180여개가 넘는 노점상이 있었는데 다들 나오질 않다가 이제 조금씩 나오고 있어요. 매일 여기 앉아 있어도 공칠 때가 많았는데 요새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조금 나아지고 있어요."

지난 27일 기자가 찾은 명동 거리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등급이 2급 감염병으로 하향조정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노점상들이 다시 조금씩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명동거리에서 인형 노점상을 하는 이모(86) 할머니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최고점을 찍던 지난 3월부터 매일 빠지지 않고 이곳에 나와 가판대를 펼쳤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 혼자 지키다시피 했던 거리에 지난주부터 상인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할머니 주변에는 대략 10여개의 노점상들이 다시 거리로 나와 영업을 재개하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여기서 장사를 시작한 지 벌써 6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교통비도 벌지 못할 정도였다"면서도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전보단 조금 나아지고 있다. 노점상들도 더 많이 나올 것이다. 다만 여기서 먹고 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외국인이나 어린이 손님들이 더 와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27일 명동 거리에 다시 생겨난 노점상들과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2022.04.27.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27일 명동 거리에 다시 생겨난 노점상들과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2022.04.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2년 간 명동 상권은 크게 망가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고객층이었던 상가들이 줄어든 수입과 임대료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가게를 비우면서 상가 공실률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전국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1분기(3월31일 기준)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명동(40.9%) 상권은 10곳 중 4곳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이날 명동 거리에는 여전히 상당수의 점포들이 공실로 비워져 있었다. 화장품, 주얼리 등 패션 관련 상가부터 음식점들까지 점포 하나 건너 하나 꼴로 임대 문의가 붙어 있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로 조금씩 명동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들이 많은 회사 밀집구역부터 유동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해 관광객들이 주로 찾던 구역까지 조금씩 번지고 있는 것이다.

칼국수로 유명한 명동의 A 식당은 코로나 이전처럼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손님들로 가게가 꽉 차 있었다. 점심시간을 넘긴 시간에도 테이블을 치우는 족족 새 손님이 들어와 복층으로 운영되는 가게가 계속 북적였다.

식당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손님이 많이 줄기는 했다. 당시에는 외국인 비율이 20% 정도를 차지했기 때문에 지금 오는 손님은 코로나 이전 대비 70~80% 수준"이라면서도 "거리두기가 풀리고 나서 아무래도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고, 외국인들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27일 명동 중심가에 연이어 비워져 있는 상가들. gahye_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27일 명동 중심가에 연이어 비워져 있는 상가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일부 상가 점포는 새로운 입점을 준비하는 듯 가림막이 쳐져 있었고, 인근 부동산에도 입점 문의도 서서히 늘고 있었다. 명동 상가의 임대료가 평균 30~40%씩 하락해 부담이 줄어든 데다 거리두기도 해제되면서 명동 상권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B 대표는 "큰 업체들은 지금도 계속 연락이 오고 있다. 임대료 금액 때문에 조율을 하고는 있지만 다들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며 "특히 매장을 넓게 쓰는 스포츠나 아웃도어 같은 브랜드들이 예전에 임대료 때문에 밀려났다가 현재 (입점을) 계속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B 대표는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기도 하고, 최근에는 주말이나 저녁에 나오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노점상들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명동 유동인구가 늘고 있다는 뜻"이라며 "아직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들어오지는 않아 업체들도 조금 주춤거리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관광객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