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무소속으로 승리, 의령군수 오태완 당선인
국힘 공천 받았지만 법원 공천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탈당
무소속 후보들과 경쟁
오태완 의령군수 당선인 *재판매 및 DB 금지
[의령=뉴시스] 김기진 기자 = 보수세가 강한 경남 의령군에 무소속 후보 3명 만이 출마했다. '현직 프리미엄' 오태완 의령군수가 우여곡절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1시 99.98% 개표 결과 오 당선인은 8240표(47.36%)를 획득했고 무소속 김충규 후보는 5990표(34.42%)를 얻는데 그쳤다.
무소속 손호현 후보는 3168표(18.02%)를 얻었다.
선거인 총 2만4291명 가운데 1만8230명(75.0%)이 투표한 결과다.
오 당선인은 애초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식 후보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두고 서울남부지법이 국민의힘 경선 경쟁자인 김정권 전 국회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출한 의령군수 경선효력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사태는 급변했다.
성추문으로 재판 중인 오 예비후보가 피선거권 없이 경선을 치렀는데, 이는 당헌·당규를 위배한 행위라는 김 전 의원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국힘 최고위원회의도 법원의 경선효력 가처분 신청 인용을 수용키로 했다.
결국, 오 당선인은 궁여지책으로 법원 결정 당일 무소속 출마가 가능한 마감 시간을 1시간 앞두고 국민의힘에 탈당계를 냈다.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오 당선인은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충규 무소속 후보와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무소속 손호현 후보와 맞붙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김충규·손호현 후보가 삭발식을 하면서까지 오 당선인의 성추행 관련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오 당선인은 법원 결정을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박하며 선거전을 치렀다.
국민의힘 김성태·이언주 전 의원이 의령을 찾아 오 당선인 지원 유세에 나서는 등 국힘 전직 의원들이 화력을 지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당선되면 빠르게 모셔 오겠다"며 오 당선인을 언론을 통해 엄호 사격했다.
국민의힘 '브랜드' 없이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오 당선인은 지난해 4·7재선거 당선 이후 오로지 의령군정에 몰입해 온 '개인기'로 의령군의 민심을 파고 들어 승리했다.
오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위대한 의령군민의 승리"라며 "이번 선거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두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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