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기재부 차관 "부자감세 아냐…세 부담의 정상화"
방기선 1차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브리핑
법인세 25%→22%,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기업투자 활성화 통한 민간 경제활력 제고"
"종부세 빠르게 증가, 정상적 수준 되돌린다"
"지출 구조조정 함께 이뤄 재정건전성 확보"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정부가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인하 방안이 포함되자 일각에서 '대규모 감세'라는 지적이 나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경제정책방향에 부자감세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방 차관은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부자감세라는 측면이 아니고, 세 부담의 정상화라고 이해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종합부동산세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하해주는 등 대규모 감세 정책이 포함돼있다.
기재부는 법인세의 경우 국제적인 조세경쟁 등을 고려해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22%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과표구간은 현재 4단계에서 보다 단순화하기로 했다.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하향 조정하고, 2022년 한시적으로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특별공제 3억원'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적용하면 과세기준금액이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 차관은 "저희가 갖고 있는 경제정책방향에는 부자감세에 대한 내용은 없다"라며 "최근 몇 년간 기업투자가 위축된 부분이 있어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한 민간 경제활력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다주택자들에 대해 종부세가 3배 증가했다"라며 "이렇게까지 빨리 늘어나는 것은 징벌적인 측면이 있어서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린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수를 늘린다는 것은 결국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지출 측면에서 높은 증가율은 지양하면서 적절한 수준에서의 지출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진다면 재정건전성은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경제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2.06.03. [email protected]
다음은 방기선 차관과의 일문일답.
-이번에 추가경정예산도 초과세수를 기반으로 편성했고, 재정 정상화도 매우 중요한 상황인데 이렇게 대규모 감세에 나서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지적이 있을 것 같다.
"추경도 초과세수에 대한 문제, 그러니깐 재정건전화에 대한 부분들이 있다. 저희가 OECD 국가와 비교해보면 세수가 늘어나는 증가율이 세계 4위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수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겠지만,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 속도가 빠른 것은 결국 기업과 국민들이 져야 하는 부담이 그만큼 빠르게 증가했다는 의미다. 그러한 것들을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린다는 측면으로 접근하면 되겠다. 재정건전화를 위해 재정지출이나 과감한 구조조정도 함께 진행될 것이다."
-감세 혜택이 주로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에 돌아가는데 '대기업 부자감세'라는 지적도 나올 것 같다.
"저희가 갖고 있는 경제정책방향에는 부자감세에 대한 내용은 없다. 최근 몇 년간 기업투자가 위축된 부분이 있어서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해 민간의 경제 활력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게 된 것이다. 크게 봤을 때는 결국 투자의 여력을 확보하고 그것에 세수 확보에도 연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 특히 법인세율 인하 때문에 대기업 감세가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 있는데, 법인세율 인하는 하위 구간도 조정한다. 그러면 중소기업도 혜택이 돌아갈 예정이다. 지금 4단계 누진세율로 법인세 체계를 운영하는 나라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국가는 단일세율이나 2단계 누진세율을 적용 중이기 때문에, 누진세율은 법인이 벌어들인 소득을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개인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조세 원리에 맞다. 법인 단계에서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기업의 투자 여력을 축소하게 해 선진국의 법인들과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다. 그래서 불합리한 4단계 누진세율 구조를 단순화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게 기본 취지다. 기업이 잘 되고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관련 지난 5월30일 발표 때는 2021년 공시지가를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입장이 바뀐 이유가 무엇인가.
"공시지가를 2020년이나 2021년도 것을 적용하려면 법 개정이 수반돼야 한다. 그런데 6월 들어서 국회가 원구성 문제로 열리지 않고 있어 실질적으로 금년도에 종부세 부과 시점 이전에 법 개정이 이뤄지고 국민들께 알리고 하는 시간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가능하면 시행령으로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래서 재산세 부분은 시행령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다만 종부세 관련 이게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추는 것은 시행령으로 가능한데, 3억원을 추가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것도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재산세는 60% 밑으로 가는 것이 시행령으로 가능한데, 종부세는 최하로 떨어질 수 있는 게 60%밖에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더 낮춰 2020년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없는 한계가 있어 3억원에 대해 추가했다. 그 부분에 대해 법 개정이 수반돼야 하고, 결국 국회의 협조가 돼야 가능하다."
-다주택자에 대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인하해 주는 게 부자감세 경향이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그동안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다주택자들에 대해 종부세가 3배 증가했다. 물론 다주택자에 대해 세 부담을 조금 더 강화해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늘어나는 것은 징벌적인 측면이 있어서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것이 결국 부자감세라는 측면은 아니고, 세 부담의 정상화라고 이해해줬으면 한다."
-재정건전성을 강화하자면서 감세를 같이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재정 적자가 확대될 우려가 굉장히 클 것 같다. 지금 상충되는 목표를 추진하는 것은 아닌가.
"세수를 많이 늘려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세수를 늘린다는 것은 결국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 활성화가 일자리하고 연결되는 것 아니겠나. 그것은 결국 법인세하고 연결되고 소득세하고도 연결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투자 활성화를 통해 생겨나는 플러스 요인까지 감안할 것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지출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그 부분에 대해 OECD나 여러 국제기구에서도 '우려될 만한 수준이다'라는 지적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출 측면에서도 상당히 높은 증가율은 지양하면서 적절한 수준에서의 지출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진다면 재정건전성은 확보될 것이다."
-공시가격 로드맵 자체에 대한 수정 방향은 이번 경제정책방향에서 다루지 않은 것인가. 있다면 혹시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 언급해 달라.
"(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 국토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관련해서는 지금 연구용역에 착수하는 단계다. 금번 11월께 로드맵 관련 새로운 재검토 내용을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재검토 방향 첫 번째는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고, 두 번째는 로드맵이 너무 경직적으로 운용되는 부분에 대해 완화하는 내용이다. 공시가격 목표 현실화 수준이 현재 90%로 돼 있는 부분들이 너무 과도하다는 측면과 작년, 재작년같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을 경우 공시가격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상승한 부분에 대해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해외 자회사 배당소득 과세 관련 내국 법인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익금불산입(이익으로 보지 않는 것) 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이 기업투자 제고 이외에 국내에서 고용 창출이나 일반 서민 혜택과 어떻게 연결되나.
"(고광효 정책관) 우리나라 기업들이 밖에 나가 사업을 하면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할 텐데, 지금은 기업들이 한국 모회사로 배당하면 한국에서 또 한 번 과세를 한다. 예를 들면 해외에서 법인세 20%를 과세당하고 남는 수익을 한국에 배당하면 한국에서 5%를 또 과세한다. 그래서 해외에서 번 소득을 한국에 송금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한국으로 배당하게 하기 위해 이 제도를 두는 것이다. OECD 국가 중에 31개 국가가 우리가 도입하려는 제도를 이미 도입했다. 이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목적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고 정상화하자는 취지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 자본들이 들어와 투자도 일으키고 고용도 일으킬 텐데,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한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2년 유예되면 같은 틀에서 가상자산 과세도 유예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나.
"(고광효 정책관) 지금 발표된 내용은 최고가 주식 빼고는 양도세를 폐지한다고 돼 있고, 금투세는 2년 유예한다고 돼 있다. 금투세를 2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 문제는 일단 2년 뒤에 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한다 정도다.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다."
-경제법령 형량 합리화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얘기하는 건가. 그리고 법무부에서 이런 안을 넣자고 한 것인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건은 아닌지 궁금하다.
"많은 법에 대해 CEO나 경제주체들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형사 벌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외 사례 등을 봤을 때 형사 벌에 처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통해 기업 자체에 대해 과징금이라든가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실질적으로 CEO에게 형사벌을 주려고 하다 보니 실효성이 없는 경우도 있다. 경제 형벌 규정은 법무부에서 넣자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많은 경제단체들이 꾸준히 제기했던 문제다. 절대적으로 어떤 특정 개인이라든가, 특정 케이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규제개선은 사실 이전 정부에서도 추진했던 거다. 정부의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라 법 개정 문제도 있고 이해관계자 조율 문제도 있을 텐데, 이번 TF에는 다른 점들이 담겨있나.
"이번에 추진하려고 하는 건 실제 기업이나 개인들이 투자 활동과 여러 사업을 추진하면서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들에 대해 조금 개별적으로 접근해 풀려고 한다. 규제 완화는 전체적으로 지도자의 의지에 굉장히 많이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무총리, 부총리께서 다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상당 부분 접근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가업상속 납부유예를 신설한다고 했는데, 언제까지 납부가 유예되는 건가. 종부세 경우 주택이 있으니 납부유예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만약 사업이 실패하거나 파산, 도산한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이 있을지 궁금하다.
"(고광효 정책관) 아버지가 아들한테 상속했고 상속세를 납부유예 해줬는데 나중에 아들이 파산했다든지 사업이 망하거나 아들이 또 손자한테 상속하는 경우 유예된 상속세는 어떡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납부유예 제도라는 게 지금 일본에 도입돼있다. 일본에는 단카이 세대라고 전후 출산이 많았던 세대가 1970년대 일본 경제를 이끌다가 지금 상속 문제가 도래한 시점에서 이런 제도를 도입했고, 우리가 벤치마킹하려는 거다. 기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또 하나는 부의 불균등한 상속 측면에서 두 가지를 다 고려해 추가적으로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떨어지는데 취업자 전망은 늘어나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올해 1~4월까지만 해도 (취업자가) 거의 100만 명 늘어났다. 이 추세를 보면 방역이라든지, 대면서비스업, 그리고 재정일자리 측면에서 많이 늘어난 부분들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가서 조금 꺼진다고 해도 현재 저희가 전망한 것처럼 60만 명 정도는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코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OLED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 세제지원 확대를 얘기했는데, 혹시 현재 반도체, 백신, 배터리 3개 분야로 돼 있는 국가전략기술에 OLED가 추가되는 것인가.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 백신, 배터리가 되겠고, OLED가 추가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액지원을 반영하는 건 여러 가지 기술이나 부품들에 추가로 세액공제가 확대되는 의미다."
"(고광효 정책관) 국가전략기술은 국가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 분야를 지원하기 위한 취지가 있다. 엄격한 기준 하에서 제한적으로 운용될 필요가 있다. 반도체, 백신, 배터리는 기술패권 경쟁이나 공급망 재편이 급속히 전개되고 있는 품목으로 최근 경제안보 자산으로 급부상한 분야이다. OLED 같은 경우 이 제도의 취지에 맞는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OLED를 더 추가하게 되면 다른 산업 분야의 연쇄, 추가 요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한 법정률 하향 조정을 얘기하는 건가. 아니면 교부금 산정방식 자체에 대한 모델 변화를 얘기하는 건가.
"지금까지 보면 일반 고등교육까지는 교육재정교부금이 사용 안 됐기 때문에, 교육재정교부금의 활용도를 더 높인다, 그 대상을 더 넓힌다는 측면에서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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