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반기든 카톡에 칼빼든 구글…세계 첫 앱수수료 갑질 규제 도화선될까

등록 2022.07.06 06:05:00수정 2022.07.06 07:30: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카카오톡, 구글플레이서 최신 업데이트 중단…'인앱결제' 미준수

업데이트 중단, '특정 결제방식 강제 행위' 해당…위법 소지 충분

방통위, '실태 점검'에 속도 붙일까…사후규제법 적용 명분 생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에 반기를 들었던 카카오톡이 오히려 '본보기' 제재 위기에 처했다. 구글이 곧바로 '앱 업데이트 중단'이라는 강경 대응 카드를 꺼내든 것. 상황에 따라 구글플레이에서 아예 카카오톡 앱이 삭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공은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갔다. 방통위는 신중한 입장이다.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나, 구글의 일방적 횡포에 수수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구글플레이서 '카톡' 최신 업데이트 중단…원스토어·다음 이용해야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구글플레이에서는 카카오톡의 최신버전 업데이트가 불가능하다. 애플의 앱마켓인 앱스토어와 원스토어에서는 카톡 앱(v9.8.6)을 내려받을 수 있으나, 구글플레이에서는 지난 5월23일에 업데이트된 v9.8.0 버전만 제공되고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카톡 앱을 최신버전으로 업데이트하려면 원스토어나 포털 다음을 이용해야 한다. 다음에선 카카오톡 안드로이드 버전 앱 설치파일(APK)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APK 파일을 직접 다운 받는 과정 자체가 번거롭다는 점에서 얼마나 이를 활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카카오 또한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공지를 통해 "카카오톡 최신 다운로드를 클릭 시, 경고 문구가 표시될 수 있으나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공식 앱이니 무시하고 다운로드 해도 된다"고 안내한다.

현재 구글플레이에서 제공되지 않는 카카오톡 최신 업데이트에는 ▲친구가 아닌 사용자의 그룹채팅방 초대 참여 여부 선택 기능 ▲보이스룸 서비스 개선 ▲복사 기능 개선 ▲샵검색 추천 검색어 바로 공유 기능 ▲버그 수정 및 안정성 개선 등이 포함됐다. 편의 기능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뤄지는 만큼 원스토어나 포털 다음 등을 이용하는 게 번거롭다는 이유로 업데이트를 무시하기도 곤란한 실정이다.

(사진=포털 다음 카카오톡 다운로드 안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포털 다음 카카오톡  다운로드 안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카톡, '아웃링크 결제' 안내로 미운털?…구글, 1억명 이용자에도 강경 대응

이번 사태는 구글이 구글플레이에 새 결제정책을 도입하고 아웃링크 등 외부 결제 방식을 전면 금지하면서 촉발됐다. 구글은 지난 4월1일부터 새 결제 정책을 따르지 않는 앱에 대한 업데이트를 금지한 데 이어 6월1일부터는 구글플레이에서 미준수 앱을 아예 삭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구글의 엄포에도 카카오는 카카오톡 앱 안에서 아웃링크 방식의 웹 결제를 안내해왔다.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를 결제할 경우 이용료는 월 5700원인데, 카카오는 '(이용료에) 구글 플레이 수수료 15% 포함'이라는 안내와 더불어 붉은 글씨의 공지글로 "웹에서는 월 3900원의 가격으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해왔다.

카카오톡이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에 반기를 들 수 있었던 힘은 '막강한 유저 파워'다. 1분기 기준 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국내 4743만명, 글로벌 5336만명으로 1억명에 육박했다. 제 아무리 글로벌 규정이더라도 대한민국 전국민이 쓰는 앱을 감히 건드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구글은 과감했다. 카카오톡이라는 '대어'를 본보기 삼겠다는 양 업데이트 중단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엄포를 놨던 대로 '즉시 퇴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카카오톡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일 수 있지만, 구글도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밝힌 셈이다.

카톡 업데이트 중단, 인앱결제강제방지법 위반 소지…방통위 제재 도화선 될까

구글의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 조치는 인앱결제강제방지법 위반 소지가 상당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인앱결제강제방지법 및 시행령 등이 명시하는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행위'를 살펴보면 앱 내에서 외부 웹페이지로 연결(아웃링크)해 해당 외부 웹페이지에서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앱의 업데이트를 제한하거나 삭제하는 경우는 법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방통위는 지난 5월 중순부터 구글을 비롯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앱마켓 3사를 대상으로 인앱결제강제방지법 금지행위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실태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날 촉발된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에 대한 내용도 모두 포괄해 실태 점검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실제 결제 정책이 이유인지는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앱 심사 거절 결과가) 수순으로는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현재 이 내용을 포함해 전반적 실태를 점검 중이다. 일단 구글과 카카오 모두에 정확한 내용을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기든 카톡에 칼빼든 구글…세계 첫 앱수수료 갑질 규제 도화선될까

다만 방통위의 실태 점검이 시작된 이후에도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들이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을 무력화하는 듯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방통위가 실태점검 과정을 명확하게 공개하는 등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성명을 통해 "(구글이)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상황"이라며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방통위는 보이질 않는다. 방통위는 지금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실태점검을 진행하고 있는지 국회와 국민 앞에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는 방통위가 앞장 서서 구글에 대한 제제를 본격화하기는 어려웠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이 '사후규제 법'인 만큼 명백한 위반 사항 입증이 필요했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구글이 인앱결제 정책을 적용하고 '앱 퇴출'을 엄포만 놨기 때문에 확실한 근거가 없었지만, 이날 카카오톡 업데이트 중단이라는 명백한 움직임을 보인 만큼 이제서야 제재의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통위 관계자도 카카오톡 건을 두고 업데이트 중단행위가 명확해진 만큼 사실 확인이 보다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민국 간판 앱인 카카오톡을 대상으로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못박기 위한 확실한 본보기가 될 지, 방통위 제재를 현실화하는 패착을 불러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