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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고물가 고착화시 금리 더 큰 폭 올려야…선제적 인상해야"

등록 2022.07.18 19:48:48수정 2022.07.18 19: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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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안 올리면 물가 2차 파급효과

"선제적 금리 인상하면 물가 조기 안정"

뒤늦게 인플레 잡다가 큰 폭 인상 불가피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7.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이 높은 물가에도 금리를 선제적으로 안 올리게 되면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올라가고 나중에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경식 한국은행 통화정책 국장은 18일 한은 홈페이지 블로그에 '국제원자재발(發) 물가상승에도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 제하의 글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왜 효과적인지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앞서 한은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0.5%포인트 인상하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홍 국장은 이와 관련 "주변 지인들로부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유가상승에 따른 소득 감소를 막기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했는데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수록 유가상승이 여타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전이되는 '2차 파급효과'의 속도가 빨라졌다"며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도 가파르게 상승해 실질임금 감소로 이어져 노동공급도 감소하고 결국 총 소득이 줄고 이에 따른 금리인하 효과가 무력화 됐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당시와 달리 최근의 높은 물가 오름세는 공급 요인 뿐 아니라 수요측 요인도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홍 국장은 "그럼에도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면 소득증대 없이 인플레이션만 계속 높아지게 된다"며 "나중에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려야 하면 총소득이 대폭 줄어들면서 경기침체가 불가피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1970년대 후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폴 볼커 긴축정책을 사례로 제시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미 물가가 15%까지 상승하자,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1981년 기준금리를 최고 20.0%까지 올린 바 있다.

홍 국장은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대응을 늦게 해 공급충격이 장기화되면 향후 더 큰 금리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품가격 인상과 임금상승으로 이어지고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상이 된다"며 "이때 중앙은행이 이러한 물가·임금·기대 간 상호작용, 즉, 공급충격의 2차 효과에 대한 대응에 실기한다면 인플레이션이 가속되면서 향후 물가 안정을 위해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앙은행이 2차 효과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경우에는 물가가 조기에 안정되고 경제도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경우 총소득 감소효과가 늦게 대응하는 경우에 비해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며 "물가가 조기에 안정되는 만큼 경제가 이후 다시 빠르게 성장 궤도로 재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국장은 "현실적으로 공급충격이 장기화된다면 어느 정도의 2차 파급효과는 불가피한데, 중앙은행이 이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렇게 해야 단기적 손실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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