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에 필리핀 출장 예고 황인홍 군수…"하필 이때" 설왕설래
황 군수, 외국근로자 확보 위해 필리핀 마라곤돈 주 출장예고
집중호우와 코로나19 확산 등 재난상황서 외국출장 비난 자초
필리핀 외국근로자 무주로 온적 없는 상황서 출장성과도 '글쎄'
【전주=뉴시스】김얼 기자= 황인홍 무주군수.
[무주=뉴시스] 한훈 기자 = 연일 이어지는 집중호우로 전국적인 재난상황에서 전북 무주군수가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보 등을 이유로 필리핀 출장을 예고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10일 무주군 등에 따르면 황인홍 무주군수는 황금연휴(13~15일) 피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필리핀 마라곤돈 주의 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을 찾아 마라곤돈 주 단체장과 우호를 다지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및 친환경농산물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게 출장의 목표다. 계절근로자를 확보해 부족한 농촌일손을 덜어주고, 친환경 농산물 판로를 늘려보겠다는 긍정적인 이유다.
문제는 필리핀에서 무주로 온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최근 몇년간 없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무주군과 지난 2019년 계절근로자 왕래를 위해 MOU(업무협약)을 체결한 필리핀 실랑조차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보를 위해 4개국의 5개 지자체와 MOU를 체결했다. 필리핀을 제외한 베트남과 네팔 등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왕래가 이뤄지고 있다. 왕래가 활발한 국가조차 방문하기 힘든 상황에서 구태여 출장성과도 불확실한 곳을 방문하기 위해 단체장이 자리를 비우겠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불편함을 꼬집는 여론도 있다. 당장 지난 8~9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날도 충청권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무주가 속한 전북북부권에서 오는 12일까지 80~200mm의 비를 예고했다.
전날 김관영 도지사도 특별지시 사항으로 집중호우와 관련된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많은 비로 인해 인명·재산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했고, 무주도 많은 비가 예보된 상황에서 해외출장을 계획하고 있다.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단체장이 공백인 상황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세도 무시할 수 없다. 2만명이 조금 넘는 무주에서, 전날만 8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총 확진자만 7952명을 넘겼다. 일촉즉발의 재난과 같은 상황에서 실효성조차 담보하기 힘든 해외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단체장이라면 때와 장소를 생각하면서 출장을 계획해야 하는 것이 상식아니냐"면서 "전국적으로 폭우피해가 심각하고, 지역도 많은 비가 예고된 상황에서 해외출장을 준비해야 겠냐"고 반문했다.
황 군수의 이 같은 행보는 과거도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막 국내에서 발생하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지난 2020년 2월 초 필리핀 출장길에 올랐다. 당시도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군청 내부에서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농촌지역에 인력이 부족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마라곤돈 단체장과 MOU를 체결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출장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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