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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금리도 8%대 가나…이자 부담에 허덕이는 청년들

등록 2022.10.22 10:00:00수정 2022.10.22 1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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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세 매물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 등록건수는 4만4469건을 기록해 한 달 전 3만4750건에 비해 27.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10.1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세 매물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 등록건수는 4만4469건을 기록해 한 달 전 3만4750건에 비해 27.9%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7%를 넘어서면서 이자부담에 짓눌린 세입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3%대였던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상품 최고금리가 최근 연 7%를 돌파했다. 금융권에선 한국은행이 최근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데 이어 다음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만큼, 주담대 뿐 아니라 전세대출 금리도 연내 8%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대표 전세대출 상품인 '우량주택전세론' 금리는 21일 기준 연 5.883 ~7.183%(신규코픽스 6개월 변동 기준)로 상단이 연 7%를 넘어섰다. '하나 전세금안심대출' 역시 연 5.942~7.042%로 상단이 7%를 넘었고, 신혼부부전세론·다둥이전세론·복지지킴이전세론·한사랑전세론(1년물 금융채 기준)도 7%를 넘겼다.

타 은행들도 7%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전세대출(서울보증)' 금리는 연 4.79~6.79%(신규코픽스), 농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5.40~6.70%(MOR 6개월 기준)로 7%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지난 18일부터 아파트론 금리를 5.68~6.48%(신규코픽스)로 올렸고, KB국민은행도 연 4.92~6.32%(신규코픽스)로 올렸다.

전세대출은 특히 변동금리 비중이 압도적인데다, 주로 사회초년생 등 젊은층과 서민들이 이용하고 있어 부실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세자금대출 차주 가운데 20·30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61.6%에 달했다. 올해 6월 말 은행권에서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한 전체 차주는 137만6802명으로 이 가운데 20대 차주는 30만6013명, 30대 차주는 54만2014명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전세자금대출에서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3.5%에 달해 급격한 금리인상은 차주의 이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란 우려가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총 162조원으로 이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은 151조5000억원(93.5%)에 달하는 반면, 고정금리 대출은 10조5000억원(6.5%)에 불과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실제 전세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주금공이 대신 갚아준 이들도 20·30 차주가 가장 많았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세자금보증 가입자 중 은행에 전세자금을 상환하지 못해 주금공이 대위변제한 금액이 1727억에 육박하고 이 중 53.4%인 922억원은 2030 청년 차주가 빌린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자금보증은 주금공에서 운용하는 상품으로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담보로 공사보증서가 필요할 경우 이용하는 상품이다. 세입자가 기한 내 은행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주금공이 일단 대신 갚은 뒤 차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회수한다.

전세자금 대출자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주금공은 지난 11일부터 전세자금보증 한도를 최대 2억원에서 최대 4억원으로 상향했다. 주금공은 전세자금보증 한도 상향으로 서민 등의 주거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 등에서는 예상보다 신청이 저조한 안심전환대출의 재원을 차라리 취약계층의 전세대출을 지원하는데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변동금리 주담대를 최저 연 3.7% 금리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 공급한도가 총 25조원이나, 접수 19일차인 지난 19일까지 3조8289억원이 신청되는데 그쳤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30세대의 전세 대출만 100조원 규모"라며 "전세자금 변동금리대출의 고정금리 전환을 서둘러야 하며,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목표액 10%에 그쳤는데 대폭 확대 등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안심전환대출 신청 대상에 전세자금대출을 확대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주금공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공사법상 유동화 대상이 아니고, 2년 이내 단기대출이 대부분"이라며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것과 현재 은행채 조달방식과 비교할 때 절감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상승으로 전세대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세대출의 경우 자칫 고가전세에 대한 지원 논란 이슈가 나올 수가 있어 일괄 지원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단 지금도 버팀목 전세자금대출과 같이 취약계층, 젊은층 등 특정 계층을 지원하는 상품들은 많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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